북한이 16일 남북 차관급회담에 `40대 신진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내보냄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대남라인의 복원이 마무리됐는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남 라인의 인적 재정비는 시스템보다는 인적 통치의 비중이 높은 북한의 특성상 남북관계 복원에 상당히 절박한 문제로 꼽혀왔고,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측 대남라인은 대남사업 총책인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2003년10월 사망한 데 이어 정상회담 비밀접촉 등 현장에서 뛰던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2004년 사망하면서 차기 라인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또 경제시찰단으로 서울을 다녀가는 등 남북관계에 깊숙이 관여해온 장성택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실각하기도 했다.
지금은 김용순 비서의 후임 조차도 여전히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북측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장소인 남북대화마저 10개월여간 중단되면서 안개속 상황은 지속될 수 밖에 없었던 게 저간의 사정이었다.
대북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이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을 가중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0개월간 대화가 중단된 것도 김일성 주석의 사망 10기 조문 불허와 탈북자 집단입국 등이 직접적 요인이 됐지만 북한의 대남라인의 `부재'도 그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차관급회담의 북측 대표단 면면을 보면 북측이 그동안 대남라인 정비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수석대표에 해당하는 김만길 단장은 과거 회담일꾼으로 남북대화 현장에 자주등장하기는 했지만 1960년대 초반 태생으로 알려졌고 전종수 대표도 1963년생이다.
이처럼 40대가 남북회담 전면에 부상한 점은 북한의 대남라인의 세대교체가 대체로 끝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 것이다.
세대교체 흐름은 앞서 작년 5월 열린 제14차 장관급회담 때부터 1959년생으로알려진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북측 단장을 맡으면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대기업인 연합기업소의 일부 지배인의연령대가 40대로 대폭 낮아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김만길 단장은 대남사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꽤 높아진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혀 김 단장이 `뜨는' 인물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대남라인 책임자는 김용순 비서 사후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그 공백을 대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지만 아직 당 비서 자리를 물려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관측대로 대남라인의 복원이 끝나 10개월간 막혔던 남북 당국간 소통에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남북관계가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