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 상암택지지구 '물딱지' 기승

월드컵 주경기장이 건설되는 서울 마포 상암택지개발지구 일대에 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한 이른바 「물딱지」가 대규모로 거래되고 있어 재산피해 등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이에 따라 상암지구 아파트가 완공되는 오는 2002년부터는 입주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아 제2의 수서사태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6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암지구 아파트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인근 중개업소에 원주민과 철거민의 이주대책용 아파트 입주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상당수가 이중·삼중 매매되거나 아예 입주자격 자체가 없는 가짜 입주권인 「물딱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암지구 개발주체인 서울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입주권 중 상당수가 이중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입주에 문제가 있는 하자물건은 전체 거래물량의 2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들어 입주권의 진위를 묻는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그러나 물딱지든 정상입주권이든 정식 분양계약 이전에는 거래자체가 명백한 불법인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주권이란 해당지역 원주민들에 대한 토지보상이나 서울시내 도시계획 등에 따른 철거민들에게 이주대책용으로 주는 것으로 일명 「딱지」로 불린다. 현재 원주민용 32평형 입주권은 프리미엄만 최고 6,000만원에 거래되고, 철거민용 32평형은 이보다 다소 낮은 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거래대상 입주권은 철거민용 아파트가 2,328가구, 원주민용 아파트가 450가구 등 총 2,778가구에 달한다. 상암아파트 딱지는 아직 동·호수나 평형이 확정된 물량들이 아니어서 매수자가 입주권에 대해 「소유권이전금지 가처분신청」을 해두는 방법으로 거래되고 있다. 자신이 산 입주권을 매도자가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그러나 가처분신청은 거래과정에서 파악하기가 어려운데다 여러명이 한꺼번에 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어 실제로는 전혀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는 게 도개공측의 설명이다.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와 도개공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만간 입주권의 탈법·불법거래 실태조사 및 단속에 착수할 것을 검토중이다. 상암지구는 48만평 규모로 2003년까지 총 6,248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인구 1만8,000여명을 수용하게 된다. 이학인기자LEEJK@SED.CO.KR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4/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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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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