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행복한 100세시대] 평생학습

알찬 인생 후반전 맞으려면 교육은 필수

공공기관·대학 시니어 프로그램 활용을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세계 최고 고전으로 평가받는 공자의 논어에서 맨 처음 나오는 문구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이 문구는 공자와 같은 옛 성인들이 학습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2,500년 전부터 평생학습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돼 오고 있었던 셈이다.

평생학습의 개념은 요즘과 같이 100세 시대라 일컬어지는 장수시대에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다. 평균수명이 비교적 길지 않았던 과거에는 성장기와 활동기, 은퇴기로 인생주기가 비교적 단순하게 구성돼있었고 학습은 주로 성장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길어진 수명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기회가 주어지고, 충분한 시간으로 인생 후반기를 좀 더 알차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따른 학습이 병행돼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고령화가 진행된 선진국에서는 평생학습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잘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U3A(University of the Third Age)를 들 수 있다. 태어나 성장하는 청년기를 제1기로, 직업을 갖고 가정을 꾸리는 중·장년기를 제2기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와 가족에 대한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에 집중하는 그 이후의 시기를 인생의 제3기로 구분하면서 U3A란 말 그대로 인생 3기를 맞는 이들이 만든 학교이다. 원래는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1980년대 초 영국에 도입되면서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델이다. 영국의 U3A는 내가 아는 것을 가르치고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배운다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해 시민들이 자주적으로 독립적인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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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평생학습에 대한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 특히 시니어 세대를 중심으로 학습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평생학습에 대한 인프라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최근에는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과 일반기업들에서도 대중과 고객 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프로그램들은 하나의 평생학습 과정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100세 시대의 새로운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처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경제까지 침체되기라도 하면 청년 세대와 시니어 세대 간 갈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의 시니어들은 경험과 지식뿐만 아니라 인생 후반기를 활기차게 살고자 하는 의지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하게 시니어 세대를 은퇴자들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공급하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어 주는 '액티브 시니어'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평생학습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천재 미술가 미켈란젤로는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으며 평생을 현역으로 종사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어쩌면 은퇴란 단어는 지금과 같은 100세 시대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학습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면서 사회 속에서 계속 부딪치며 살아가는 삶이 100세 시대에는 훨씬 더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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