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한 지난 10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금융통화위원회 발언에 대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장관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기준금리 인상시기에 대한 의원의 질의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가 경제사정을 고려해 잘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이성태 발언' 여파가 이어지면서 이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리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91일물 CD 금리는 지난주 말보다 0.02%포인트 상승한 2.61%로 마감했다. 이는 2월12일의 2.64% 이후 최고 수준이다. CD 금리는 8월 들어 상승세를 타다 지난 달 27일 2.57%를 기록한 후 10일 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이 총재의 발언에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윤 장관의 '금리인상 시기상조' 발언은 이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발언 이후 확산되고 있는 금리인상 움직임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장관과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시점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경기와 물가불안에 대한 양측 간 시각 차 때문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확장적 재정정책 카드를 거둘 경우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반면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자산버블 재연 움직임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의 핵심 카드인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조율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에 대해 일정 소득 이하의 기존 가입자에게는 혜택을 2~3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