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가 150억달러에 달하는 주일 미군 괌 기지 이전 공사 수주전(戰)을 놓고 속병을 앓고 있다. 현지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 업체와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야 하는데다 자본금 규모만큼의 공사만을 수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과 동부건설ㆍ일성건설 등은 괌 현지 지사를 통해 2009년 하반기 발주 예정인 150억달러 규모의 괌 기지 이전 공사의 입찰 조건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 해외 영업팀들 역시 괌 기지 이전공사를 위한 포럼에 참석하는 등 공사 수주를 위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괌 현지의 각종 규제로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포기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미국령인 괌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미국 건설 업체 또는 미국 건설업체와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야 하는 규정으로 난감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 현지의 건설 관련 법에는 건설업체의 자본금 규모만큼의 공사만 수주할 수 있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주일 미군의 괌 기지 이전 공사에 필요한 비용의 60%를 일본 정부가 부담할 예정이어서 일본 건설업체의 우위가 예상된다.
한 건설업체의 해외 영업 담당자는 “사업 규모가 150억달러에 달하는 등 대규모 수주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술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건설업체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금 규모만큼의 공사만을 수행할 수 있는 현지 건설 관련 법으로 인해 수주전에 참가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괌 공사는 미 앤더슨 공항 확장과 군부대 이전 예정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