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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계의 중견 및 신예 슈퍼스타 7명이 한 자리에서 들려주는 클래식 연주의 성찬이 차려진다.
예술감독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을 주축으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이유라,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첼리스트 송영훈,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등 5명의 젊은 솔로이스트와 관록의 첼리스트 양성원이 합류하는 클래식 콘서트 '7인의 음악인들'은 이달 중순 무대에 오른다. 19일 저녁 창원 성산아트홀을 시작으로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20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21일),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끝을 맺는다.
지난 1997년 '7인의 남자들'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이 콘서트의 본래 취지는 세계 속의 한국인 연주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이었다. 정명훈, 한동일, 강동석, 김영욱, 조영창, 양성원, 최은식이 한 무대에 섰던 원년 공연은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1998년부터는 피아니스트 백혜선, 바이올리니스트 알리사 박 등도 합류해 '남자들' 이 아닌 '음악인들'의 앙상블로 자리잡았다. 2002년엔 정명훈과 예핌 브론프만, 슐로모 민츠와 다이신 가시모토, 미샤 마이스키와 조영창, 유리 바시메트 등 세계 최정상 음악가들이 참여해 세계적인 실내악 콘서트로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7인의 음악인들'은 아티스트들의 일정 문제 등으로 7년간 공백기를 맞다가 지난 해 8월 다시 뭉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멤버 구성을 보면 한국 클래식계의 비약적인 발전과 두터워진 연주자층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이자 197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정명훈은 '7인의 음악인들' 초연부터 함께해 온 이 콘서트의 구심점이다.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무게감 있는 연주로 젊은 거장으로 우뚝 섰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이유라는 최근 미국 클래식 최고 권위의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기량을 뽐냈다. 독일에서 태어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은 '최고의 감동, 놀랍도록 균형 잡힌 연주' 등의 호평을 들으며 활약하고 있다. 또 워싱턴포스트지가 '넘치는 상상력과 빛나는 테크닉을 지닌 연주자'로 평가한 첼리스트 양성원, 완벽한 기교를 바탕으로 따뜻한 감성을 겸비한 첼리스트 송영훈도 눈길을 끈다. 19세의 나이로 세계 주요 콩쿠르를 최연소로 석권한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는 '더블베이스의 황태자'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올해 '7인의 음악인들'이 선사할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대공',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 등 실내악 걸작들과 헨델-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4단조, 쇼팽의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다장조' 등 빼어난 선율미를 자랑하는 작품들이다. 기존 실내악 연주와 달리 개개인의 개성을 한껏 드러내는 최정상 솔로이스트들에게 걸맞는 레퍼토리로 구성됐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공연에는 1997년 첫 해의 7인을 캐리커처로 남겨 화제를 모았던 신동헌 화백이 13년 만에 붓을 들어 7인의 모습을 포스터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