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성장률 1.7%생산.소비 살아나 3분기 성장률 예상치 웃돌아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생각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기 경기회복론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2ㆍ4분기의 2.7% 성장에 이어 3ㆍ4분기 1.6~1.7%, 4ㆍ4분기 2%대, 내년 3~4%대로 이어져 분기 기준으로는 올 3ㆍ4분기가 바닥이 되는 셈이다.
경기 추세반전의 모멘텀이 수출과 설비투자에 있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최소한 바닥은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일 내놓은 `10월 경제동향'에서 "지난달 자금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최근 주가ㆍ환율ㆍ금리의 추이는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가 호전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9월 산업생산이 감소세에서 벗어나 전년동월대비 5.1% 증가하고 통화지표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는 등 최근의 경제지표를 볼 때 9.11 미테러사태 이후 우리 경제가 당초 우려했던 만큼 악화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경기 바닥 신호
3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자동차등 구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IT(정보통신)부문도 개선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제조업 생산은 8월에 이어 9월에도 크게 호전되고 있다. 9월중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4.7% 증가했고 전월대비(계절조정)로도 3.1% 늘어났다.
업종별로 봐도 반도체 생산이 8월의 마이너스 에서 9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고 자동차, 선박등 구경제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물량기준으로 본 반도체 생산지수는 6월 432.1에서 7, 8, 9월 연속 3개월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9월에 570.9를 기록, 반도체 가격 바닥론을 의식한 생산증가가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하강을 막았고 건설역시 건축 및 토목 기성액이 크게 증가하는등 호전되는 움직임이고 건축허가면적등 선행지표도 좋았다.
특히 최근 주가급등은 경기에 대한 기대를 극대화하고 있다. 주가가 경기의 심리적 선행지표라고 할 때 우리 경제가 이제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주식시장은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가 국가 신용등급을 올리고 경제성장률(GDP)도 생각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바닥론은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특소세 인하와 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부양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 급반전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8, 9월의 경기지표 호전은 기술적인 것에 그친다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경기회복의 본격적인 신호는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들 지표의 호전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최근의 지표호전을 경기회복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과거 우리 경제를 돌아볼 때 경기가 세계경기사이클과 무관하게 내수의 힘으로 반전한 예는 없다며 수출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삼성금융연구소 이재돈수석연구원은 "의미있는 경기회복의 신호를 재고조정이라고 볼 때 아직 본격적인 재고조정은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내년 2ㆍ4분기 이후의 경기회복을 전망했다.
그는 "아직 재고와 출하의 대폭적인 조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미있는 경기반전은 내년 2ㆍ4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서서히 회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세계경제를 다시 견인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의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점차 나오고 있다.
심상달 KDI 선임 연구위원은 "향후 경기회복 추세와 시기는 통계청이 조만간 발표하는 10월 산업생산활동 동향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현재의 추세로 볼때 국내 경기가 미국보다 조기에 회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