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공해병이었던 ‘이타이이타이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집단으로 발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수질환경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고성군 삼산면 한 마을의 옛 구리광산 부근에 사는 주민 7명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혈중 카드뮴 농도를 조사한 결과 6명이 일반인 함유 기준치인 2ppb 이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모(75)씨와 최모(76ㆍ여)씨의 경우 각 6.64ppb와 5.12ppb로 측정돼 카드뮴 전문 취급자의 허용 기준치인 5ppb 이하를 넘어서는 등 심각한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뼈마디가 쑤시고 요통과 관절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전형적인 이타이이타이병 증세를 보였다고 수질환경센터 이상용 연구기획실장은 주장했다. 또 이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상당수가 뼈와 관련된 질환으로 인해 유모차 등 보조기구에 의지해 보행하는 등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수질환경센터측은 마을에 있는 30여년 전 폐광된 구리광산 갱내 유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돼 이 물로 인근 논에서 재배된 쌀을 오랫동안 섭취한 결과 쌀에 함유된 카드뮴 성분이 인체에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드뮴 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됐다고 해서 ‘이타이이타이병’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광명시에 있는 가학광산 같은 경우에는 카드뮴으로 인한 토양오염이 고성보다 더 심했다”면서 “그러나 아직 이타이이타이병이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97년 이번에 문제가 된 고성 지역에서 55개 중 2개 지점에서 카드뮴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인 1.5를 초과한 1.74~3.90을 기록, 2001년도에 복원사업 등 토양오염방지대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해당 지자체인 경상남도에 오염실태와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마산=황상욱기자 sook@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