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가 개발한 기술은 SW를 다수의 컴퓨터에 설치하기만 하면 온라인상에서 대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있는 각 컴퓨터의 디스크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단일 하드디스크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스토리지 가상화’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한 컴퓨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1개의 크기는 수 테라바이트(TB)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ETRI SW가 설치되면, SW가 설치된 모든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공간들이 하나로 합쳐진다. 탐색기에 수십 페타바이트(PB)란 거대한 용량의 가상 하드디스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한 가상공간에 사용자가 자료를 업로드하면, 원본은 자동 복제되어 일부 컴퓨터가 고장 나도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하더라도 서비스 품질 유지가 가능하여, 기존 제품에 비해 유지·보수비용이 대폭 절감될 전망이다.
ETRI에 따르면 이 기술의 성능이 세계적인 클라우드 스토리지 회사인 미국 EMC와도 견줄만하며, 외산 대비 40~50% 가격 수준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1년에 100 페타바이트를 구축한다고 했을 때, 외산 스토리지 사용대비 1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ETRI는 지난달 10일 LG유플러스‘U+ Box’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스토리지 용량만도 페타바이트급(PB)으로 엄청난 양이지만 1천 2백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개발 기술의 품질과 안정성을 확인한 셈이다.
김영균 ETRI 스토리지시스템연구실장은 “국가R&D를 통한 이번 기술 개발은 외산 솔루션에 치러야 할 값비싼 SW 라이센스 비용에 대한 수입 대체 뿐 아니라,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스토리지 시장에서 국산 SW 기술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