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펑펑쓰다가는 물 블랙아웃 온다

대규모 단수땐 일상생활 직격탄<br>물값 현실화 등 근본 대책 필요

'1.8리터짜리 페트병 185통.'

대한민국 국민의 하루 물 소비량(333리터)이다. 전국 통계가 연간으로만 구축될 뿐 월별 또는 계절별 통계가 따로 없는 상황에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4~5월 9,365만2,738㎥이던 서울시 급수량이 ▦6~7월 9,963만3,463㎥ ▦7~8월 9,845만2,557㎥ ▦8~9월 9,981만2,593㎥까지 상승했다.

무더위가 식기 시작한 10월부터 급수량은 9,300만㎥대로 다시 떨어졌다. 급수량이 가장 적은 3~4월과 가장 많은 8~9월을 비교해보면 13.5%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9월 우리는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를 경험했다. 이 사고로 전국 162만가구가 620억원의 물적 피해를 입었다.


단수에 따른 피해는 정전을 넘어선다. 정부 측은 수도시설의 적정 가동률을 7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광역상수도의 가동률은 평균 70%였으나 국가산업단지에 들어가는 물을 공급하는 공업용수도의 가동률은 평균 84.5%를 기록해 적정 가동률을 10%포인트가량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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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울산이나 창원의 국가산업단지에서 3일간 단수 사고가 일어날 경우 예상 피해액은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금처럼 물 과소비가 이어진다면 정전 수준을 넘어서는 '수도 블랙아웃'이 현실화할 수 있다. 기계를 돌리는 공장의 피해도 심각하지만 한국 특유의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에서 대규모 단수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허무는 직격탄이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때아닌 무더위가 찾아와 연일 물 소비량이 치솟고 있다"며 "절수의 생활화는 물론 물값 현실화 등 물 부족에 대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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