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호황에 "올 2배늘어 100억 해외유출"최근 편의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매출액의 1% 정도를 기술사용료 명목으로 외국사에 꼬박꼬박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ㆍ훼미리마트 등 대형 편의점들이 지난해 해외 제휴사에 지급한 로열티 비용은 모두 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도 매출이 30~40%씩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로열티 지급액도 100억원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조5,000억원대로 성장하는 등 사상 최대의 호황국면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편의점 투자를 늘리고 있어 연말까지 신규 점포수만도 1,000여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코리아세븐의 경우 미국법인인 세븐일레븐과 상표 및 이와 관련된 운영기술 도입계약을 맺고 순매출액의 최고 1%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순매출액이란 총매출액 가운데 부가가치세 등을 제외한 것이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약 20억원 정도의 로열티를 지급했는데 이는 99년의 6억원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99년 1,016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2,95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매출이 급증했으며 올해 목표액은 4,500억원대로 책정해놓고 있다.
보광훼미리도 일본 훼미리마트와 지난해 8월 기술도입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면서 상호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경영기법을 전수받는 조건으로 매출액의 0.5~0.9%를 해마다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올해 4,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로열티 지출규모를 놓고 업계에서는 찬반 양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안정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이제 해외에서 배울 만한 게 별로 없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편의점이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편의점이 해외의 첨단 운영기법을 도입하고 전산망 개발 등을 추진하자면 로열티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이와 관련, 유통전문가들은 "편의점 마진율이 25% 수준에 불과한 상태에서 순매출액의 1%를 로열티로 지급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앞으로 계약을 갱신할 때 이를 단계적으로 낮춰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세븐일레븐ㆍ훼미리마트ㆍLG25 등 빅3의 점포수는 지난해 말 현재 전체 편의점의 68.7%에 이르고 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