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 엿새만에 숨고르기 추가하락폭은 크지 않을듯

이라크전쟁 종결과 북핵 위기 완화 기대감 등을 재료로 오름세를 이어가던 주식시장이 종합주가지수 620선 부근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전일보다 8.62포인트(1.38%) 떨어진 612.72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9일이후 6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620선은 지난 1월에는 추가하락을 막아주는 지지선으로, 또 2월에는 상승시도를 제한하는 저항선으로 작용한 의미있는 지수대다. 또 620선에는 이른바 중기 대세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어 돌파여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와 같이 단기랠리를 이어오던 주식시장이 중요한 지수대인 620선 근처에 도달하자 투자자들의 눈치보기 속에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악재로 작용할지에 대한 공감대도 아직 형성되지 못해 방향성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120일선 돌파는 중기추세 결정짓는 변수=종합주가지수는 전일에 이어 이틀째 120일선(625포인트) 돌파시도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전일 장중 625선에 바짝 근접했지만 120일선의 저항 속에 오름폭을 줄여 621포인트로 마감했고 이날도 변변한 상승 시도 없이 610선으로 밀려났다. 그동안의 단기랠리가 120일선 돌파를 앞두고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120일선은 `중기 대세선` 내지는 `경기선`으로 불린다. 120일선 돌파 여부가 그만큼 앞으로의 장세흐름에 중요한 변수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특히 120일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증시 수급여건이 한층 더 보강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20일선이 자리잡은 620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가담이 필수”라며 “과거 의미있는 반등 초기 국면에서는 모두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서며 시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들이 262억원을 내다 팔며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을 고려할 때 당분간 120일선 돌파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어닝시즌 엇갈리는 증시 영향도 변수=미국은 물론 국내 주식시장도 최근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어떤 식으로 주가에 반영해야 할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미국 다우지수는 전일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긍정적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의 부정적 실적전망과 알트리아(옛 필립모리스)의 부진한 분기실적이 악재로 작용하며 8,300선이 무너지는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도 본격적인 어닝시즌 돌입이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ㆍ모토롤라ㆍ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넘어섰는데 이는 IT산업 회복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확대시켜준 것으로 국내 IT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정광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이라크전쟁의 영향으로 대폭 낮아져 실제 발표치가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상회할 경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며 “어닝시즌이 증시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박스권 장세 불가피=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당분간 좁은 박스권에서 숨고르기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외국인들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서 추가상승을 이끌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동안 장세를 주도한 프로그램 매수세도 그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는 점은 추가상승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거래대금이 2조~3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지난해 12월이후 하락장에서의 평균 거래대금 1조7,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등 내부수급이 뒷받침되고 있어 추가하락 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120일선이 놓여있는 620선과 20일선 및 60일선이 걸쳐 있는 570선 사이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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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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