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미국 월가 금융인들의 지난해 보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ABC방송은 월가 금융인들의 보수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9일 보도했다. 현재 월가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 발표 및 보너스 책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ABC방송은 금융전문 헤드헌팅 업체인 옵션스 그룹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월가 금융인들의 보너스를 포함한 평균 보수가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골드만삭스 파트너 400여명의 지난해 보너스가 전년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으며, 채권부문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은 보수가 60%나 삭감되거나 아예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모건 스탠리의 경우에는 일부 투자은행(IB) 임직원과 트레이너들의 지난해 보너스가 전년에 비해 30~4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이처럼 월가에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보수 삭감 한파는 세계 경제 침체와 거래 수입 감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주가 하락ㆍ금융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ㆍ`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드러났던 월가에 대한 반감 등도 보너스 한파에 영향을 줬다고 WSJ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함께 금융회사들의 실적 악화로 인해 임직원들의 복지 비용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금융회사들은 분기마다 수익에서 일정 비율을 복지 비용으로 적립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주주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주요 34개 금융회사가 수입에서 차지하는 보수 및 복지비용 비율을 2010년과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지난해 보수 및 복지비용이 1,59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소 수준이다.
뉴욕의 연봉 자문업체인 컴펜세이션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Compensation Advisory Partners)의 로즈 마리 오렌스 선임 파트너는 "금융회사들이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보너스 잔치(party)가 끝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