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300선 지지 기대감 옅어진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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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이후 조정장에서 4차례나 방어에 성공,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코스피지수 1,300선에 대한 신뢰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금융권의 연이은 대규모 인수전이 시장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지만 점차 부정적인 방향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정보기술(IT)기업들의 실적 우려, 그리고 시장의 수급구도를 고려하면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1,300선의 하향 이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커지는 기업실적부담 = 금융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의 구조상결국 코스피지수 1,300선 지지 여부는 역시 삼성전자[005930]를 위시한 기술주의 움직임에 달려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라면 몰라도 적어도 1.4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기술주들의 선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방문결과 1.4분기 실적은 환율 하락,낸드 플래시 가격하락, TFT-LCD 수익 성악화로 매출은 전 분기보다 5% 감소한 14조7천400억원,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1조8천6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에 낸드 플래시 가격하락세의 영향이 2.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2.4분기 영업이익은 1조7천700억원으로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신영증권의 분석이다.
또 하나의 악재였던 '비스타 쇼크'는 삼성전자가 "큰 영향이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서기까지 했지만 한 번 위축된 투자심리는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까지 연 사흘 하락, 장중 60만4천원까지 밀렸던 삼성전자는 24일 오전 시장에도 강,약 보합권을 오가며 61만원선 회복도 힘에 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 부담요인을 안고 있는 하이닉스[000660]도 이날 오전 시장에서 연 나흘 하락, 2만7천원선을 하향 이탈하며 연초 고점에 비해 무려 32%나 낮아진 가격대에 머물고 있다.
◆ 선물에 휘둘리는 수급 = 기업실적과 더불어 증시 전문가들이 1,300선 하향이탈을 불러올 잠재요인으로 꼽고 있는 부분은 선물을 중심으로 한 수급 동향이다.
우선 외국인의 선물시장 움직임이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증권 김상봉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선물 매도를 하면 다음날 바로 환매수에나서 단기 차익을 노렸던 최근의 움직임과는 달리, 22일 1만2천계약이 넘게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의 이후 매수규모가 크지 않다"며 "현물을 보유한 외국인들이 단기 하락을 우려한 헤지성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아울러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등락폭을 좁히며 수렴하고 있는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기금이 전날까지 연 이틀 대규모로 현물을 순매도하고 선물을 순매수하며 현.선물 포지션을 교체하는 '스위칭'에 나서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연기금으로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하락위험을 안고 있는 현물을 줄이고 저평가된 선물을 매입하는 것이 효과적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일단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자금의 흐름이나 거래상황을 살펴봤을 때 이런 상황을 '수급의 힘'으로돌파할 가능성은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신증권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월 평균 거래대금에서 고점 징후가 나타난 데다지수 1,300선 이하에서는 거치식 펀드의 환매가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고 IT업황은 둔화 징조가 감지되고 있다"며 "1,30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3/24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