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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소유로 의심되는 수십억원대 놀이시설이 있는 것으로 본지 확인 결과 드러났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남안성IC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안성 시내로 향하다 보면 야트막한 야산에 '늘징글벨랜드'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놀이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23만㎡로 기독교복음침례교회의 본거지인 것으로 알려진 '금수원'과는 불과 2㎞ 남짓 떨어진 거리다.
24일 기자가 찾아간 늘징글벨랜드는 매표소가 굳게 닫힌 채 인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얼마 전까지 운영을 한 것 같았다"고 했지만 매표소 창문 앞에는 '썰매장 보수 공사로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메모만 붙어 있을 뿐 폐쇄된 상태로 인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시설이 들어선 토지의 상당 부분은 침몰한 세월호의 실질적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주변인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늘징글벨랜드'는 삼죽면 마전리 일대 20여개 필지에 걸쳐 들어서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유대균씨와 권모씨의 공동 소유다. 나머지 땅 역시 유씨가 대표로 있는 방문판매업체 ㈜다판다의 2대 주주인 김혜경씨 등이 소유하고 있었다. 주차장 등을 포함한 전체 면적은 어림잡아 4만㎡에 달한다. 마전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지역의 땅값은 도로변에 붙어 있으면 3.3㎡당 90만원 안팎까지 나간다"며 "주말농장 등 용도로 사용할 만한 땅은 60만원 정도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어림잡아 시가로 60억~7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건물 소유주도 눈에 띈다. 유 회장의 차남인 유혁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에그앤씨드에 88억원을 빌려준 장본인인 이석환씨다. 현재 이씨는 이 시설의 대표자로 등록돼 있다. 늘징글벨랜드는 대중시설로 경기도 안성 인근에서는 꽤 알려진 놀이시설이며 일반인도 많이 찾는다. 유대균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부동산개발업체 트라이곤코리아가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건립한 오피스텔 '트라이곤시티' 사업을 앞두고 지난 2011년 이곳에서 직원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으며 종교행사도 곧잘 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전리 주민 A씨는 "교회나 태권도 학원 등 단체로 오는지 주말에 어린 학생들이 많이 보이고 여름철에 단체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도 늘징글벨랜드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의 한 모임 인터넷사이트에서는 지난 수년간 이곳에서 체육대회나 수련회를 개최하거나 종교행사 용도로 사용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수원과 늘징글벨랜드를 중심으로 한 안성시에 유 회장 일가가 보유한 부동산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금수원의 경우 초기에는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이후 주변 땅을 계속 사들이면서 지금의 규모를 갖춰 왔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매입 과정에서 시세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치르면서까지 꾸준히 규모를 늘렸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금수원, 156억원가량의 안산 물류창고 외에 늘징글벨랜드처럼 드러나지 않는 부동산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늘징글벨랜드의 경우 지금까지 유씨의 주변에서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땅 소유자로 함께 등록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사업상 파트너가 아니라 종교로 묶여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차명으로 소유한 부동산이 예상 외로 많을 수 있다"며 "보다 확대해 조사한다면 더 많은 보유 부동산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