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4월 14일] 꿈★은 이루어진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도로가 막힐 때 "돌아가는 길은 없을까. 교통정체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을 미리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 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설ㆍ추석 같은 명절 때 꽉 막힌 도로 때문에 즐거워야 할 귀성길이 오히려 고생길이 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길이 막히지 않는 우회도로를 알려주면 막대한 시간과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내년 전국도로 교통망 구축 박차 지난 2007년 4월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공단이 서울시내 도시고속도로의 교통정보를 도로전광판(VMS), 인터넷,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팩스 등으로 제공하는 것을 알게 됐다. 필자는 이를 근간으로 전국 대상의 교통정보 제공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심하고 직원들에게 "마치 나를 위한 전용 헬리콥터가 상공에서 모든 교통상황을 파악해 최적의 이동경로를 안내해주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시설관리전문 지방공기업이 민간기업 같은 정보기술(IT)사업을 하는 것에 막연한 의구심이 있었는지 부정적인 검토의견이 올라왔다. 그래서 우선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를 다양화할 것을 주문해 이동통신, 인터넷 포털,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영상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다양한 매체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접하게 돼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는 고객의 욕구에는 미치지 못하는, 서울에 한정된 정보제공이라는 '불완전한 서비스'가 마음에 걸렸다. 지역별ㆍ기관별로 나뉘어 있는 교통정보를 연계ㆍ통합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피부로 느꼈던 것이다. 이후 광역 교통정보사업에 속도를 내도록 독려해 유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협의를 시도했다. 3년 가까이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으나 실시간 교통속도정보와 와이브로망을 보유한 KT가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혀 마침내 3월22일 '수도권 광역 교통정보 서비스망 구축 및 운영사업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 서울시 도시고속도로 교통정보제공에 더해 서울 반경 60㎞ 내의 수도권, 내년 상반기까지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도로의 교통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제한적인 영상 교통정보 제공체계가 아닌 통달거리가 확대된 원스톱 서비스 개념의 첨단 종합교통정보가 서비스되면 교통정체에 따른 시간적ㆍ경제적 낭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사실 교통정보 제공사업은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회사가 각자 운용하고 있는데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해 그 범위나 방법 등이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이 획기적인 통합모델을 처음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공단은 속도와 영상정보가 융합된 이 새로운 교통정보 서비스를 내비게이션,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모바일 등을 통해 맞춤형 교통정보로 제공할 계획이다. 정체따른 시간·경제적 낭비 개선 특히 IPTV를 이용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는 3월31일 이미 시작했다. 출발 전 안방에서 IPTV 채널에서 정보파악이 필요한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지역 교통상황을 원활ㆍ지체ㆍ정체에 따라 색상별로 표현한 지도를 볼 수 있다. 폐쇄회로(CC)TV 위치를 선택하면 실시간 교통영상을 볼 수 있고 리모콘으로 영상을 이동하면서 구간별 교통상황과 함께 사고ㆍ행사ㆍ규제 등 통제 정보도 미리 알 수 있다. IPTV 교통정보채널 또한 '광역 교통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일정에 따라 수도권ㆍ전국단위로 그 범위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운전 중 도로가 막힐 때 교통정체를 피해갈 수 있는 우회도로를 미리 알 수 있으면 경제적ㆍ시간적 낭비가 줄어들 텐데…"라던 오랜 꿈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문득 2002년 6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수놓았던 카드섹션 장면이 오버랩된다. '꿈★은 이루어진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