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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국내의 한 자산운용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를 내놓았다. 베트남 하노이에 씨프트라(Ciputra)라는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국내 투자자금만 5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인 데다 국내 최초의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인 만큼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1년 가량 지난 뒤 이 펀드는 연평균 1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당시 금융기관을 도와 펀드의 성공적인 론칭을 도운 법무법인은 지석이었다.
지난 2006년 현민 법률사무소로 시작해 3년 뒤인 2009년 법무법인 지석으로 상호를 바꾼 지석은 김익현(47) 법무법인 지석 대표변호사와 민경탁(47) 미국변호사가 함께 설립한 로펌이다. 2001년 한 로펌의 입사 동기로 만난 김 대표와 민 변호사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호흡을 맞추게 됐고 결국 뜻을 모아 로펌까지 설립하게 됐다.
민 변호사는 "늘 밤샘 작업을 하고 주말도 없이 일하며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굉장히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회의와 프로젝트 등을 같이 하며 서로가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돼 우리끼리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지석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지석은 서울 사무실 외에 김준환·김한신·이영수 미국변호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김앤민(Kim & Min·지석의 미국명)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해외 섭외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석은 송무보다는 기업자문, 특히 해외사건과 부동산 금융 관련 자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기업법무 전문 로펌이다. 부동산 인수나 개발투자와 관련된 법률자문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법률자문, 신재생 에너지·해외유전 및 자원·인프라투자 관련 금융 사건과 인수합병(M&A) 자문 등에 높은 전문성을 보였다. 더페이스샵과 메가박스의 M&A가 바로 지석의 작품이다.
특히 해외사건은 전체 수임 사건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지석의 전체 변호사 17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미국변호사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소형 로펌이 대개 1~2명의 미국변호사를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인 셈이다.
민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대형 로펌은 한국변호사 4~5명에 외국변호사 1명꼴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소형 로펌은 외국변호사가 아예 없거나 한국변호사 10명에 외국변호사 1명의 비율을 유지한다"면서 "지석은 해외 섭외사건이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미국 변호사 비율도 높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높은 미국변호사 비율은 지석이 무려 20개 이상 국가에서 프로젝트 법률자문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해외 프로젝트는 수행 과정에서 주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미국 변호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도 지석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소기업도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완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기술 라이센스를 해외에서 사들이거나 팔고 있어 순수하게 국내 업무만 수행하는 기업이 오히려 드문 터라 지석의 명성을 듣고 찾는 중소기업이 많아진 것이다. 민 변호사는 "외국 기업과 많은 거래를 하고 있지만 대형 로펌의 법무 보조를 받기 어려웠던 중소기업들이 지석을 찾고 있다"면서 "지석은 보다 경제적인 비용으로 많은 중소기업에게 대형 로펌 이상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지석은 기업에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김 대표는 "일부 로펌은 무조건 우리를 따라오라는 식으로 기업에 고자세를 취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지석은 철저하게 고객을 위한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고 여의도 금융권에서 다른 기업에 소개해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현 대표변호사
△1968년 서울 △면목고, 고려대 법대 △사시 40회(사법연수원 30기) △2001년 법무법인 IBC △2006년 현민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09년 법무법인 지석 대표변호사 △건설교통부 부동산투자회사법 자문변호사, 경기대 관광개발학과 초빙교수
■민경탁 미국변호사
△1968년 서울 △미국 메디슨대 경제학·철학, 오하이오대 대학원 정치학과 △1999년 뉴욕주 변호사 △2000년 미시건주 변호사 △2001년 법무법인 IBC △2006년 현민법률사무소 △2009년 법무법인 지석 △미국 오하이오주 국선변호인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