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맞교환' 난기류… 사태 장기화 우려

白특사, 아프간 대통령 면담… 협상 어떻게 되나<BR>정부, 대규모 경제원조 카드등 총력 외교전 불구 성과못내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해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과 미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총력 외교전을 펼치며 사태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현지 정부와의 교섭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30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각 정오)을 7번째 협상시한으로 정해 압박전술의 수위를 높였고 아프간 정부 관계자도 무력에 의한 인질구출 작전 수행 가능성을 밝히고 있어 상황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새 시한 통보는 협상주도권 확보 카드(?)=탈레반이 7차 협상 시한을 제시한 것은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탈레반 수감자 요구가 좀처럼 수용되지 못한데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당초 8명의 수감자를 1차로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것이 여의치 않자 당초 요구했던 석방 대상자 명단 8명을 아프간 정부가 직접 석방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감자들로 대체해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테러범과의 협상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 탓에 수감자 석방에 난색을 표했다. 탈레반의 재협상 시한 통보는 또 현지 정부의 무력사용을 막기 위한 시간 벌기로도 분석된다. 현지 정부가 특수부대를 동원한 인질구출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고육책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한국인 인질 석방협상을 벌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 대표인 무니르 만갈 내무부 차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대화가 실패하면 우리는 다른 수단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수단이 무력 사용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물론이다”라고 답변했다. 또 일본 공영방송인 NHK도 29일 아프간 정부가 인질 구출에 대비해 특수부대 파견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력이 관건=이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우리정부의 외교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해 무력 진압을 방지하면서 탈레반측과의 협상에 좀더 유연한 입장을 갖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우리정부측의 백종천 특사가 29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원론적이나마 협조의 응답을 얻어낸 것은 상당히 전향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백 특사는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피랍자들이 모두 풀려나 무사귀환할 수 있도록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협조할 경우 아프간 정부에 대한 대규모 경제원조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한때 탈레반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의원으로 변신한 압둘 살람 로케티를 비롯한 현역 의원 2명과 카라바그지역에서 존경받는 지도자 여러 명을 새로 협상단에 포함시키는 등 협상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에 조만간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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