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때 비 안오게 할수 있나

실험한적 없어 실효의문월드컵은 지구촌 최고의 축제. 개막식 날 들뜬 분위기가 폭우 때문에 망쳐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비가 안 오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과연 비를 안내리게 하는 방법이 가능할까. 국내 최고의 인공강우 전문가인 서애숙 기상연구소 원격탐사연구실장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를 많이 내리게 하는 기술만큼이나 강우를 억제하는 기술도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발전했다. 강우를 억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비를 일찍 뿌리는 방법과 구름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는 이미 상업화하기도 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기술적으로는 비를 내리게 하는 것과 유사하다. 비를 일찍 내리게 방법은 인공강우와 같다. '구름씨'로 불리는 드라이아이스나 요드화은을 조건에 맞도록 구름에 뿌리면 된다. 문제는 비 내리는 지점을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9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몇 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비가 내리는 장소까지 조절한다는 것은 국내기술로는 시기상조다. 구름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구름씨를 많이 뿌리는 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된다. 이를 '오버씨딩'(Over Seeding)이라고 한다. 구름씨가 많아지면 빗방울이 커지는 것을 막아 비가 내리지 않는다. 러시아와 미국에서는 강우억제 기술이 발전, 전문 용역회사가 등장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이 거의 없다. 강우억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기후특성이다. 구름 자원조사와 같은 작업이 먼저 실시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강우억제 실험이 실시된 적이 없어 완벽한 기술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지게 된다. 외국의 전문업체들도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한 곳에서 여러 번 강우억제 실험을 실시한다. 게다가 외국 회사에 맡길 경우 비용부담도 만만찮은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기간중 비를 안내리게 하는 일은 과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는 실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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