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의 힘 밴처캐피탈] 2. 강한 벤처캐피탈, 왜 필요한가?

유망업체 발굴 육성 '경제 젖줄' 역할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의 젖줄이자 새로운 산업을 사실상 창출해내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일반 금융기관과는 달리 가능성 높은 기업이나 예비 사업가 등을 발굴,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투자해 육성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과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비롯 디자인 등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부문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키워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경제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몇몇 업체들은 미국 등 해외 투자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어내기도 하면서 벤처캐피털이 하나의 수출산업이라는 위상을 구축하기도 한다. 벤처캐피털이 이러한 역할과 가치창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네트워크와 수준 높은 인력, 자금력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강하고 경쟁력 있는 벤처캐피털이 많으면 많을수록 한국경제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질수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털이 강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벤처의 젖줄, 벤처캐피털 벤처캐피털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 과감하게 투자하고 경영 및 국내외 마케팅, 홍보 지원 등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창조) 작업을 벌이며 주주로서 투자기업과 동고동락하며 기업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실제 한국기술투자는 한빛소프트에 지난 99년 66억원을 투자한 뒤 이 회사의 추가자금 유치과정에서 주간사로 투자를 주도하는 등 지원활동을 벌여 지난해 5월 코스닥 등록을 성공시켰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성공적인 합병 케이스도 있다. 네이버컴과 한게임의 합병을 유도, NHN 탄생을 이뤄냈고 이 회사는 올해 닷컴기업으로는 처음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며 지난달 코스닥 등록신청에서 통과됐다. 한국기술투자 장동주 대표는 "벤처캐피털은 단순한 투자 외에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함께 펼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투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는 증거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사의 이러한 경영시스템은 98년 하반기 이후 벤처산업의 붐을 야기했고 한국산업 및 경제구조에 획기적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98년 2,042개에 불과했던 벤처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등에 힘입어 99년 4,934개에서 2001년 1만1,392개로 폭증했다. 올들어 지난 7월말 현재는 9,834개사. 벤처산업의 성장에 무엇보다 벤처캐피털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셈이다. 투자액이 98년 IMF 한파 등의 영향으로 900억원에 머물렀던 것이 이듬해에는 7,500억여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고 2000년 2조5,000억원, 지난해는 1조2,600억여원에 달했다. 벤처산업의 성장 추이와 벤처캐피털사의 투자규모 흐름이 비슷한 궤적을 형성, 서로 얼마나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벤처캐피털은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 창출의 첨병 벤처붐이 일기 시작한 98년 이후 벤처캐피털사는 그 현상을 확대, 발전시켜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특히 90년 이후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던 인터넷 분야를 최근 엄청난 구조조정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당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했다. 또 산업으로의 체계가 갖춰져 있지 못하던 영화, 음악 및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컨텐츠에도 엄청난 관심과 투자를 통해 시장규모를 크게 확대시킨 것은 물론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토록 하는 등 벤처캐피털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지원활동은 한국산업구조의 역량을 대폭 확대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실제 문화컨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투자조합이 벤처캐피털사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300억원대로 결성돼 각 분야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벤처캐피털사 는 미국 등 해외서도 투자에 나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벤처캐피털의 수출 금융산업이라는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해외 투자시장에 본격 뛰어든 KTB네트워크는 그동안 총 34개업체에 약 3,900만달러를 투자, 이 가운데 나스닥 직상장 등 모두 19개업체를 상장시켜 매각이익 8,700만달러를 실현, 무려 58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의 14개 업체 및 해외펀드 등에 총 140억원을 투자를 했거나 진행 중인데 실리콘이미지와 파워컴퓨팅 등 3개업체를 나스닥에 상장시켜 높은 수익을 실현한 바 있다. 산은캐피탈은 미국과 일본, 중국 및 덴마크 등의 금융기관이나 벤처캐피털사 등과 전략적 제휴나 공동펀드 조성 등을 추진, 세계적인 투자기관으로 도약하고 있으며 LG벤처투자도 99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중국, 일본 등지의 18개사에 투자를 했거나 진행 중인데 일부 투자기업에서는 이미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나름대로 역량을 갖춘 벤처캐피털들은 부분적으로 세계적인 투자기관들과 경쟁하면서 이처럼 세계를 무대로 활동, 막대한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벤처캐피털은 벤처산업 발전과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산업과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그 위상을 드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IT,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제품 트렌드,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외 경제환경 속에서 대부분 서너명의 투자심사역과 100억원대의 자본금에 머물고 있는 국내 벤처캐피털사들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는 더욱 취약해져 가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사들 가운데서도 이젠 M&A나 자본금 규모 확대 등을 통해 대형화ㆍ전문화를 실현, 세계적인 투자기관이 탄생해야 한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남다른 사명감과 직업의식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투자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백기웅 KTB네트워크대표는 "벤처캐피털이 강해야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게 된다"며 "국내 벤처캐피털사들도 현실에 안주하지말고 전문화나 규모를 보다 키우는 경쟁력 강화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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