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25일] 바우하우스


삼성전자와 코카콜라. 양자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디자인이라는. 브랜드 파워 1위인 코카콜라의 재산은 잘룩한 허리를 형상화한 병 디자인. 삼성전자는 휴대폰 메이저 중 가장 많은 디자인 인력이 쏟아내는 최첨단 휴대폰으로 유명하다. 디자인은 경쟁력이자 돈의 원천이다. 언제부터 디자인이 중시됐을까. 1919년 4월25일 설립된 바우하우스(Bauhaus)부터다. 독일어 ‘Hausbau(집을 짓는다)’의 음(音)을 뒤바꾼 바우하우스는 중세의 유산인 장인의 예술성과 현대적 대량 생산을 융합시켰다. 1차대전 패전으로 인한 상실감과 인간 진보, 과학기술 발달에 대한 믿음이 뒤섞여 있던 시대에 태동한 바우하우스의 초대 교장을 맡은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는 디자인을 ‘예술의 대중화’ 도구로 사용했다. 장인-학생으로 이어지는 중세 길드식 교육방법을 고집하면서도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인 고급 디자인을 대중화하는 데 힘썼다. 천재의 감각이 결정하던 디자인을 보편화ㆍ표준화한 셈이다. 칸딘스키 같은 유명한 화가도 교편을 잡았다. 바우하우스는 학문의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한 독일 나치 정권의 박해로 1933년 폐쇄됐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세계로 퍼졌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간 고층 건물 신축 경쟁도 하버드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긴 그로피우스와 그 제자들이 주도했다. 1996년 다시 문을 연 독일 바우하우스 대학이 건축과 산업 디자인에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위명을 떨치지만 아직 예전의 명성에는 못 미친다. 구 바우하우스가 존속했던 기간은 불과 14년. 짧은 시간에 사라졌지만 바우하우스는 ‘기계적 대량 생산과 실용성ㆍ아름다움의 조화’를 꾀했기에 아직도 현대 디자인의 원류로 기억된다. 디자인은 세계를 지배한다. 시간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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