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도 아직은 서비스 분야가 취약합니다. 우리는 무한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 중국을 개척해야 합니다.”
“중국에 아예 조선인 전문대학을 세워 인재를 직접 육성해서 쓰면 어떨까요?”
지난달 31일 STX그룹 신입사원 해외연수 프로그램인 ‘해신 챌린저’의 마지막 일정으로 워크숍이 열린 중국 상하이 광동호텔 3층 그랜드볼룸. 이곳에서는 강덕수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입사원들이 5월 23일부터 9박10일간 중국 5개 지역을 돌아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조별로 나눠 전문가 못지않은 참신한 경영전략을 쏟아냈다.
STX그룹처럼 신입사원 해외연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직원들의 글로벌 감각을 끌어올리고 사기도 올리겠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이미 현대중공업과 대한항공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신입사원 해외연수를 필수코스로 만든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입사원들의 톡톡 튀는 참신한 아이디어는 경영진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STX그룹의 연수에서는 중국의 문을 열자는 의미로 ‘톡톡 차이나’라는 그룹이 만들어졌는가 하면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체제 영향으로 종업원들이 수동적이고 서비스 정신이 매우 낮다”는 시장조사까지 내려졌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지주회사인 ㈜STX가 계열사 관리 외에 무역업무를 강화해야 하고, STX조선은 철강수입 판매을 통한 수익창출 확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강덕수 STX 회장은 신입사원의 재기발랄한 발표를 듣고 “신입사원답지 않은 정밀한 분석”이라며 “왜 이런 자리를 미리 마련하지 못했는지 아쉽다”고까지 했다. 강 회장은 특히 신입직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일일이 메모하면서 “경영에 반영시킬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또 현대중공업은 지난달말부터 8월까지 2주간의 일정으로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대졸 공채 신입사원 168명을 대상으로 중국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의 국제 감각을 키우기 위해 해외연수를 기획했다“며 “이 같은 해외 연수 실시는 장기 인재 육성 발전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중국 연수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의 대기업 견학과 중국 경제전문가와의 세미나 등 주도면밀하게 짜여져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봉사활동을 겸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신입직원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5박6일간의 해외 연수를 실시, 650여명의 현지인들과 함께 4,000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의 급속한 글로벌화를 타고 넓은 시각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내용과 대상지역도 갈수록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