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7시20분께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서 열린 고 이경해(55ㆍ전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씨 추모집회에서 농민 박동호(32ㆍ성주군 대가면 옥련리)씨가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기도했다.
박씨는 목과 얼굴 등에 3도화상을 입고 성주 세강병원을 거쳐 대구 영남대의료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후5시부터 시작된 `고 이경해 열사 추모집회`에 참가, 시가행진 출발 전 갑자기 연단위로 뛰어올라 소주병에 담은 휘발유를 몸에 뿌리고 갖고 있던 촛불로 불을 붙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관계자는 “연단에 오른 박씨가 `이경해 열사님 사랑합니다. 열사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다 무대 뒤쪽 계단에서 몸에 휘발유를 부었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 성주군연합회와 성주농민회, 성주여성농민회 등 7개 농민단체 회원 700여명이 참가, 이씨를 추모하고 정부의 농촌 회생 대책마련 등을 촉구했다.
경찰은 박씨가 미리 소주병에 휘발유를 담아간 점으로 미뤄 사전에 분신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중이다.
한편 이씨의 유해는 이날 오전 8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도착, 서울아산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한농연은 이씨의 영결식을 20일 올림픽공원에서 세계농민장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