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총 2일 2차 총파업금속·공공연맹에 교직원·의료노조까지 가세
민주노총의 계획대로 2일 총파업이 강행되면 우리 경제에 또다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상 사업장이 지난 2월의 1차 파업 때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시한부가 아닌 연쇄파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이 발전파업 해결을 지원하는 차원이어서 각 사업장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많지 않아 실제 파업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산업피해 우려
민노총은 2월26일의 파업(100여개 사업장 10만명) 때보다는 참여하는 사업장과 근로자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노총에 따르면 금속연맹에서는 현대와 기아ㆍ쌍용을 비롯한 완성차 3사와 두산중공업 등 100여개 사업장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공공연맹에서는 LG파워ㆍLG파워전력ㆍ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ㆍ하이텔ㆍ건설엔지니어링 노조가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화학연맹에서는 한국합섬과 코오롱 등이 2일 오후1시부터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고 사무금융노련도 이날 파업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다 전국교직원 노조와 보건의료 노조도 2일부터 파업을 벌이기로 해 일부 학교와 병원에서 수업과 진료에 차질이 우려된다.
민노총은 "쟁점인 민영화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현안 해결을 전제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양보안을 냈는데도 정부가 대화중단을 선언했다"며 "정부가 끝까지 초강경 방침을 밀고 나간다면 예정된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 총파업 명분 약해
민노총이 파업의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발전파업 해결이다. 하지만 잠시도 공급이 중단돼서는 안될 중요한 동력인 발전사업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경제에 주는 충격이 엄청나다는 면에서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호전되고 있으나 우리 경제의 동력인 수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이런 상황에서 노사관계가 불안해지면 수출에 차질은 물론이고 국내로 들어오던 외국투자가들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며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해외 언론들도 강성노조에 따른 한국의 대외신인도 하락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등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의 경직된 노동구조를 투자장애물로 경고해왔다"며 "한국 근로자의 생산성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국제경쟁력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원덕 한국노동연구원장은 29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신뢰회복과 대화체제의 복원'을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 경쟁력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노사관계 경쟁력 순위는 일본 5위, 타이완 15위, 말레이시아 19위 등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49개국 가운데 46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노사관계가 후진적인 이유는 노사간 신뢰와 대화가 부족하고 협력관계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그는 "노동계가 경영ㆍ정책에 관한 전문성이 취약하고 대안제시를 통한 상생의 교섭보다는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교섭에 익숙해져 있다"며 "특히 상급단체의 조정능력이 취약한 점도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노동계는 ▲ 파업을 최후 수단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개선하고 ▲ 경영에 대한 이해능력과 전문성을 높이고 ▲ 노조 집행부의 리더십 확립과 안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파업강도 낮을 듯
민노총은 파업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주말과 휴일 동안 소속 연맹 단위로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민노총은 지난달 26일의 1차 연대파업 때와 비교해볼 땐 참가 사업장이 훨씬 많고 파업강도에서도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쇄파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할 사업장을 지금 속단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각 사업장의 입장에서 보면 총연맹과는 달리 총파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어 실제 파업의 강도는 민노총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