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 '깊은시름'
등록금 오르고 학자금 대출금리도 인상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미국 대학생들이 등록금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학자금 대출금리마저 상승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 또는 미국내 타지에서 온 학생들의 경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상승으로 렌트비 마련도 어려워 사설 대부업체를 기웃거리며 고율의 대출금리를 감수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학자금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정부가 학자금 대출규모를 축소하기로 한데다 신용시장 경색을 이유로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기관인 샐리매가 학자금 대출기준을 엄격히 적용키로 해 자금여력이 취약한 대학생들은 연간 최고 20%에 달하는 이자부담을 떠안으면서 사설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리고 있다.
지난 2001년 개인 학자금 대출규모는 4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70억 달러로 4배 이상 크게 늘었으며, 미상환 학자금 대출규모는 1995년 380억 달러에서 지난해 850억 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은 최고금리가 6.8%로 제한돼 있지만 사설 대부업체로부터 조달하는 학자금은 금리제한이 없고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학생들의 대출금 상환을 더욱 어렵게 한다.
등록금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10년간 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9% 올랐지만 사립대학 등록금은 평균 3만367달러로 65%나 상승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대출내용이 모두 공개되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학자금 대출은 투명성이 결여돼 있어 황야의 무법자로 돌변할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모기지 대란에 이어 학자금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학자금 대출업체인 샐리매를 인수하기 위해 물밑접촉을 해왔던 JP모건 컨소시엄이 지난 주 인수계획을 아예 없었던 일로 돌린 것은 그 만큼 학자금 대출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처럼 학자금 대란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아지자 미 의회도 지난 8월 대부업체들의 대출규모와 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입력시간 : 2007/10/01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