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게임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게임업체들이 '18세 이용가' 게임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22일 게임물등급위원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등급분류를 받은 온라인게임 중 18세 이용가는 24%에 그쳤지만 규제가 본격화된 올 1월에는 39%로 급증했다.
CJ E&M 넷마블은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프트'의 등급분류를 다시 요청했다. 지난 1월 18세 이용가로 게임 등급분류를 신청했으나 15세 이용가로 판정된 후 게임 콘텐츠 일부를 수정해 재신청한 것.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세 이용가를 원하는 비율이 높아 성인게임으로 등록하게 됐다"며 "게임위에 새롭게 제출한 버전은 업데이트 된 1.7버전"이라고 밝혔다. 리프트의 경우 북미시장에서는 13세 이용가로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또한 지난 1월 게임위로부터 18세 이용가를 받았다. 이 게임은 영국과 호주에서는 15세 이용가를 받았으며 독일에서는 16세 이상 청소년들도 이용 가능하다. 엔씨소프트의 대작 MMORPG인 '블레이드앤소울'도 18세 이용가를 목표로 제작이 마무리단계에 와있다. 엔씨소프트가 지금까지 내놓은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은 모두 15세 이용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0년전 리니지 이용자들이 현재는 20~40대가 됐기 때문에 18세 이용가 게임으로 출시해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테라', '다크블러드', '드라고나 온라인', '워베인' 등의 게임도 18세 이용가로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드라고나 온라인을 서비스하는 라이브플렉스의 경우 향후 서비스하는 대부분 게임을 18세 이용가로 출시해 성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라이브플렉스는 게임위로부터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칭기스칸 온라인'을 재심의를 통해 18세 이용가로 선보이는 등 모든 게임을 성인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대표는 "성인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게임 아이템 구매 비중이 높아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성인 게임의 경우 이벤트나 홍보를 할 때도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성인게임 출시 바람은 무엇보다 '셧다운제''쿨링오프제'와 같은 게임 규제와 관련이 깊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여성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까지 게임 규제에 나섬에 따라 업계의 관심이 18세 이용가로 쏠리고 있는 것. 또 15세 이하 이용가 게임의 경우 청소년 이용자를 따로 구별해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셧다운제와 관련한 서버를 별도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운영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연령이 즐길 수 있는 15세 이용가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정부 규제에서 자유로운 18세 이용가 게임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