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계열사, 삼성카드 출자결정 '절묘'(?)

삼성카드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 계열사들이 지난 11일 오후 늦게 삼성카드에 대한 추가 출자를 잇달아 발표한 것을 두고 시비가일고있다. 11일은 주말의 문턱인 금요일이었을 뿐 아니라 발표 시간도 주식시장이 모두 끝난 뒤였던 점을 감안하면 "주주와 회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결정"이라는 삼성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날 이사회를 열어 추가 출자를 결정한 회사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삼성물산 등 4개사였고 삼성중공업은 14일 증자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삼성전자는 오후 4시51분에, 삼성전기는 5시, 삼성물산은 6시가 넘어 출자 사실을 공시했지만, 일부 계열사는 이사회를 오전에 여는 등 장이 끝나기 전에 이미 출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의 유상증자 청약일이 오는 15-16일이고, 12-13일이 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 계열사들은 증자참여 결정을 최대한 늦추다 청약일 직전에 추가 출자를결정한 셈이다. 삼성 계열사들의 증자 참여는 지난 1월 삼성카드가 1조2천억원 규모의 증자 결의를 했을 때부터 충분히 예상돼 왔다. 삼성전자(46.04%), 삼성생명(34.45%), 삼성전기(4.69%), 삼성물산(3.12%), 삼성중공업(0.04%) 등 88.3%의 절대적 지분을 가진 이들 5개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증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이들 계열사는 "추가 출자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으며,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2월28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가 같은 답변을 하자 참여연대를 비롯한 일부 주주들은 "삼성카드 청약예정일까지 2주 밖에 안남았는데 그 사이에 출자를 결정하는 것은 주먹구구식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주총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형식적 답변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윤종용 부회장은 주총에서 "언젠가는 카드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사회에서 현명한 경영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증자 참여 결정과 관련, "삼성카드의 사업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출자하면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 등을 감안해 추가 출자를 결정했다"며 "삼성카드가 이번 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4월부터는경영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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