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5일 금융제재 공방으로 6자회담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의 자기 판단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여러 가지를 다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통일교육협의회 초청 강연에서 “북한은 핵 문제와 금융조치 문제를 연계해 미국이 금융 조치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에 못 나오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서 북핵 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 많은 나라들이 미국한테 북한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사정을 봐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미국만이 대답할 수 있고 미국 내에서도 대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을 “미국은 현재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있으나 하나로 모아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까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미국의 대북정책이 북한 체제 전복을 위한 정책으로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을 향해서도 “북핵 문제의 중요성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장관은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와 관련, “분단 역사가 낳은 비극적인 상황을 정리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전제한 뒤 “이 과정에서 비용도 들겠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급적 상대(북한)가 모욕을 느끼지 않고 명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