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의 파괴된 BP 석유시추시설에서 유출된 원유가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근해로까지 확산됐다. 영국 석유회사 BP의 유출 차단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면서 원유 유출 사태가 올 크리스마스까지 계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이날 얇은 기름막이 북서부 펜서콜라 해변에서 15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름은 해류와 바람을 타고 이번 주 안에 북서부 일대 해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라이팬 손잡이처럼 생겨 이른바 '팬핸들(Panhandle)'로 불리는 플로리다 북서부 해변은 평소 여름이면 전세계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라 원유 유출 사태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를 모았던 '톱킬'이 실패한 데 이어 돔 설치가 난항을 겪으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투자회사인 튜더 피커링 홀트&코의 댄 피커링은 "올 겨울 크리스마스 때까지 원유 유출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캘리포니아 대학의 프레드 아민자데 연구교수도 "BP가 유정을 차단할 확률이 높지만 BP가 예상한 3개월보다는 오래 걸릴 것" 이라고 말했다.
원유 유출이 지속되면서 미 정부는 오염된 해산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만의 어로금지 구역을 한반도 보다 넓은 22만9,219㎢로 확대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이는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멕시코만 해산물을 공급하기 위한 예비 조치라고 설명했다.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급기야 BP 매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석유 시추시설인 딥워터호라이즌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20일 이후 BP의 주가는 34%가 폭락, 시가총액이 1,150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엑손모빌, 페트로차이나, 쉘 등에 모두 추월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P가 오염제거, 보험료 등 사고 수습을 위해 치를 비용이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BP를 인수 할만한 회사는 없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