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産 저가상품으로 '하이퍼 디플레이션' 경고음

수입물량중 중국산 비중 15%로 급증…최대수입국 日과 격차 올 4%P로 줄어<br>'對日적자·對中흑자' 균형 붕괴 우려…경상수지 흑자기조 위협 경제에 암운


‘중국발 하이퍼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물량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급증, 15%선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2~3년 안에 중국산이 우리의 최대수입국 일본(수입비중 19%)을 누르고 한국의 수입시장을 장악할 태세다. 중국발 하이퍼 디플레이션은 중국의 저가상품이 우리나라의 저물가와 경기둔화를 촉발시킨다는 이론.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한국에 기회의 장이 아닌 디플레이션의 촉매로 작용하는 셈이다. 특히 중국의 저가 수입품 급증은 2~3년간 우리의 무역흑자 기조를 유지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한ㆍ중ㆍ일 삼각 무역편대’ 시스템의 붕괴로 연결되면서 경제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등 투자여건 개선을 통해 내수시장을 진작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위장 저물가, ‘중국산 수입 늘었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총 수입물량에서 중국산 수입품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연도별 중국산 수입액은 지난 2003년 219억달러, 2004년 295억달러이다. 올 1~8월에는 238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총 수입물량에서 중국산 비중도 가파른 상승세다. 2003년 12.3%에서 2004년 13.2%, 올 1~8월 14.9% 등으로 총 수입물량의 15%가 중국산이다. 최대 수입국인 일본과의 격차도 2003~2004년에는 7%대였으나 올해는 4%대로 줄었다. 특히 농림축산물 분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중국이 전통 1위 국가인 미국을 앞질렀다. 농림축산 분야 전체 수입물량의 20%가 중국산이다. 문제는 중국산 수입단가가 말 그대로 저가라는 점이다. 한 예로 농림축산물을 기준으로 1~7월 미국산의 만톤당 수입가는 396만달러. 반면 중국산은 244만달러에 불과하다. 무려 152만달러 차이가 난다. ◇위협받는 한ㆍ중ㆍ일 삼각 무역편대=재정경제부는 최근 자료에서 한ㆍ중ㆍ일 삼각 무역편대가 향후 2~3년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한국은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중국과는 무역흑자를 내고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흑자를 거두는 시스템이 균형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균형은 서서히 금이 갈 태세다. 중국은 수입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고 부품ㆍ소재산업에서 기술력이 한국과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실제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1~7월 41.2%에서 올 1~7월 13.9%로 급감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로 볼 때 중국은 7대 부품ㆍ소재산업에서 컴퓨터 등 4개 산업에서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했다. 이원복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일ㆍ중 관계는 기술격차가 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도 현 무역 시스템은 유지될 것”이라며 “하지만 한중 무역관계에서는 큰 위협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늘고 반대로 수출은 어려워지면서 대중 무역적자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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