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건설업 해외진출 적극 추진을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기획관리실장>

우리나라 해외건설이 모처럼 잘나가고 있다. 올 들어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 8월 말 기준 65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6%나 늘어나 이 추세라면 연말에는 97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고유가 지속에 따른 중동 건설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넘쳐나는 오일달러로 재정이 넉넉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 및 가스 증산시설, 담수ㆍ발전 등 대형 플랜트 건설 발주를 포함, 그간 소홀했던 인프라 분야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트 건설이 주력 업종으로 정착되면서 기술개발과 더불어 국산 기자재의 해외조달 비중도 높아지고 있어 수출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설비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제2위의 건설수출국으로 해외무대를 누볐던 우리로서는 과거의 명성을 회복함은 물론,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석유수입대금의 상당 부분을 해외건설을 통해 흡수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산업이 중장기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핵심기술 개발, 금융 동원능력 향상 등 기본적인 경쟁력이 철저히 뒷받침돼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해외건설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다. 이중 해외공사 경험이 풍부한 플랜트 전문인력의 태부족으로 일부 기업에서는 수주기피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어 범업계 차원에서 ‘해외건설 인력개발센터’의 설립을 통한 인력난 해소도 고려해볼 만 하다. 올 들어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 조짐으로 의욕을 상실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는 자본력과 기술, 경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 진출업체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 잠재력이 무한한 해외시장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 또 하나는 미래 대체시장의 개척이다. 중동 위주의 편중된 수주구조에서 벗어나 중남미ㆍ중앙아시아 등으로 발을 넓혀 경쟁 상대국에 앞서 시장을 선점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지난 40년 역사와 더불어 수입유발 효과가 전혀 없는 효자산업으로서 과거 막대한 외화수입으로 두 차례의 석유파동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한 바 있다. 이제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해외로 적극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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