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도날드는 2010년과 2011년 상반기에 한번씩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가 그리 많지 않은 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간담회 내용은 모두 '가맹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맥도날드는 전세계 3만2,000여개(2009년 기준) 매장 중 60%는 가맹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모든 점포를 직영체제로 운영했었다. 가맹사업을 하면 일정한 품질의 맛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0년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에서 가맹점포를 크게 늘려 매장 확장 능력을 인정받은 션 뉴턴 호주 맥도날드 사장을 한국 맥도날드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전국 매장 중 가맹 매장 수를 현재 10개에서 200여개로 약 20배 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맥도날드의 가맹사업 성적은 신통하지 않다. 지난해 가맹점포 증가는 10개에 그쳐 경쟁사인 롯데리아가 99개의 가맹점을 연 것과 대조를 보였다. 두 곳의 가맹비용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롯데리아 가맹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면 4억2,000만원 정도다. 132㎡정도 점포에 가맹을 할 경우 지역에 따라 맥도날드 수준(평균 6억원, 점포포함)이거나 오히려 비싸다. 그렇다면 맥도날드의 부진은 한국에 맞는 최적의 가맹사업 모델 개발을 게을리 하고 미국 본사 운영방식을 지나치게 고집 했기 때문이 아닐까? 대표적인 예가 국내에서는 가맹점포 소유권을 점주가 갖는 데 비해 맥도날드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5대5로 투자를 하고 점포를 소유한 본사가 가맹점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 또 본사의 운영시스템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가맹교육을 9개월 정도로 길게 실시하는 것도 생소한 부분이다. 돈을 투자해서 빨리 수익을 내고 싶은 예비 점주들에게 9개월의 준비기간은 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브랜드는 보통 1~2개월로 교육을 마친다. 전세계 1등 브랜드인 만큼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은 이해할 만하지만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한국 속담을 곱씹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