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매각제한제도 전면개편등록후 주가급락 폐해막고 시장안정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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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식매각제한제도(록업,Lock-Up)를 손질하게 된 것은 현행 제도가 기능을 반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장참가자의 자격은 똑같은 데 어느 한 군데에만 록업의 사슬로 묶어놓는 조치가 불공평하다는 시장의 불평도 무시할 수 없다.
◆ 록업의 부작용
정부는 현행 록업제도가 벤처기업의 주 투자원인 벤처캐피탈에만 적용되어 투자가격을 협상할 때 할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기관들이 벤처기업 IPO 직전 우선 배정받은 물량을 제한없이 쏟아내 주가급락의 폐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하락은 벤처기업의 유상증자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IPO직전 물량을 우선 배정받아 주가상승을 유도한 다음 집중매도해 차익을 얻고, 주가하락후에는 다시 매입해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 어떻게 바뀌나
사실 현행 록업제도는 지난해 9월 정부가 코스닥시장안정화대책을 내놓으면서 논쟁의 불씨가 되어 왔다.
당시 정부는 코스닥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벤처금융들은 투자기업이 코스닥에 등록되더라도 일정기간동안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벤처금융의 임직원과 등록주간사의 등록업무관련 임직원이 투자한 기업들은 아예 코스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원천 봉쇄해놨다.
이후 벤처캐피탈업계는 형평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록업제도의 전면 개선을 주장해왔다.
처음에는 '록업을 완전히 철폐해달라'고 건의하다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러면 기관투자가들과 같은 조건으로 맞춰달라'고 방향을 수정했다.
록업기간 3개월은 벤처캐피탈업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이후 벤처캐피탈업계는 벤처기업주식을 기업공개(IPO)후 6개월(1년이상 보유했을 경우엔 3개월)동안 처분할 수 없었다.
즉 벤처캐피탈의 매각제한수위를 낮추는 대신 투신,증권등 기관투자가들에게는 새로운 규제를 부과한 셈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관들이 벤처기업 IPO전 우선배정 물량에 따라, 즉 우대정도에 따라 차등적인 매각제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업계 자율계약에 의한 평등한 록업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위반시 가혹한 제재조치가 가해지는 미국식 제도로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 미국의 로크업시스템 어떻게 되어 있나
벤처 비즈니스를 태동시킨 미국은 규제와 자율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시장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
투자기업이 나스닥(NASDAQ)에서 기업을 공개(IPO)하더라도 일정지분을 소유한 기관투자가들이나 벤처캐피털은 정해진 기간(록업 기간)동안에는 절대 주식을 내다팔지 않는다.
우리와 다른 점은 로크업은 주간사와 기존주주들간에 계약으로 이뤄진다는 것. 우리처럼 차별대우는 없다.
미국 법률회사 크리포드 챈스사의 제프리매독스(Jeffrey Maddox)는 "투자회사들이나 벤처캐피털 모두 불문율처럼 로크업을 준수하고 있으며, 그 기간은 90일에서 3년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증권관리위원회(SEC)는 그러나 최소 로크업기간을 90일로 규정하고 있다. 또 투자기업이 나스닥에 상장하고 1년이 지나더라도 매도물량은 철저한 제한을 받는다.
1분기(3개월)동안 팔 수 있는 주식은 최대 발행주식의 1% 혹은 1주일평균 거래량으로 묶여있다. 물론 이를 어겼을 경우의 벌칙은 가혹하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