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쫓는 형사이야기이자 직장생활을 하는 우리시대 아버지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드라마 ‘커피프린스(2007)’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영화배우 이선균(37)은 겉모습과 다르게 수더분한 사람이다. 그는 영화 ‘체포왕’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동안‘주제 넘게’로맨틱 가이가 돼 있었다”며 자신의 이미지를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영화 ‘체포왕’은 그런 그의 변신이 자연스레 녹아드는 작품이다. 이선균은 영화에 대해 “어찌 보면 두 형사의 이야기라는 점이 ‘투캅스’를 연상시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실적에 목을 매고 자식을 위해 회사에 다닌다는 점에서 평범한 이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선균 역시 스스로 18개월 된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 같은 직장인의 이야기가 더 와 닿았다는 것이다.
영화 속 마포서의 팀장(박중훈)과 서대문서의 팀장(이선균)이 실적 다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관할 구역에서 범인을 잡으려고 범인을 유도하기도 하고 하찮은 범죄보다 점수가 더 높은 사건에 매달린다.
이 과정에서 이선균은 경찰대를 졸업했지만 주식으로 돈을 잃고 ‘체포왕’에 목숨 거는 어설프고‘찌질한’ 형사로 등장한다. 머리도 모자로 감추고 점퍼 몇 개만 입겠다고 한 것은 그가 감독에게 건의한 사항이었다. 영화의 중심 사건인 ‘마포 발바리 사건’의 범인이 잡히는 순간 그가 보여주는 진지하고도 어설픈 모습은 영화 속에서 가장 큰 웃음을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사실 드라마는 판타지로 포장돼 있는 픽션이죠. 그런 걸 시청자들이 더 좋아하시고요. 하지만 영화를 찍을때는 좀 더 솔직하고 꾸며지지 않은 역할을 해서 발란스를 맞추고 싶었어요”
그는 매년 드라마든 영화든 두 작품 이상 하자는 게 목표였는데 꾸준히 그 목표를 지키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