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체들의 대표적인 약국판매제품(OTC)인 자양강장제 판매가 지난해 사상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로 자양강장제 매출이 대부분의 업체에서 많게는 2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양강장제 판매가 줄어든 것은 지난 63년 박카스가 국내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 매년 30%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동아제약(대표 강신호)의 「박카스에프」는 지난해 매출액이 1,515억원으로 97년 1,483억원에 비해 0.2% 성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97년말에 단행한 가격인상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실제판매량은 3,000만병(5%) 가량 줄어든 6억2,000만병에 그쳤다.
표준소매가 550원인 일양약품(대표 우재영)의 「원비디」도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30억원 감소한 300억원을 기록했다. 병당 2,500원으로 고가전략을 구사해 온 종근당(대표 이장한)의 「자황」도 20%가량 떨어진 50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자양강장제 생산업체마다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불황의 여파로 약국이 잇따라 부도가 나는 등 판매처 자체가 축소가 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약사들이 고객이 찾아오면 강장제 대신 수익성이 높은 건강음료를 권하는 등 시장자체가 타제품에 의해 잠식되는 사례가 많았던 것도 중요한 매출감소의 원인이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예전같으면 오며가며 한번씩 사먹는 것이 자양강장제 였으나 지난해에는 아예 찾는 사람이 없었다』며 『올해들어서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조금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