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업이야기] "직접 수입한 생두 로스팅… 커피 애호가 입맛 잡았죠"

연두 여선구 사장<br>9년전 작은 카페 열며 커피와 인연<br>로스터리 숍 운영하며 업계에 알려져<br>독립 점포 등서도 구매 요청 잇따라<br>'커피와 사람들' 매장도 10여곳 운영


서울 삼청동 로스터리 커피전문점 '연두'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브랜드 '커피와 사람들'을 운영하는 ㈜연두의 여선구(사진) 사장은 커피 업계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바리스타다. 연두는 생두를 직접 수입해 매장에서 볶아 만들기 때문에 커피 맛이 좋아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두라는 이름은 인연 연(緣), 콩 두(豆)를 써 '커피와의 좋은 인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 사장이 커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 경기도 안산에 작은 카페를 열면서부터다. 여 사장은 건강 문제로 직장을 퇴직한 뒤 몸을 추스르고 평소 마음에 품어왔던 카페 운영을 실행에 옮겼다. "예전부터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커피를 즐기는 공간을 꿈꿔왔죠. 이러한 공간을 이루어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커피전문점이라 생각했어요." 초기 몇 개월간은 무난하게 운영을 했다. 그런데 같은 업체에서 계속 원두를 공급받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맛이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생두의 신선도를 따진다거나 원두의 보관을 신경 쓴다든가 하는 개념이 없었어요. 비 맞고 물에 젖은 생두가 유통되는 일도 허다했고 공급업자들도 볶으면 다 똑같으니까 그냥 써도 된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식으로는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커피를 제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여 사장은 자신이 직접 질 좋은 생두를 수입해 직접 볶아서 커피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생두를 구하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미국을 돌아다니며 품질 좋은 생두를 공급하는 유통업체를 찾아 다녔고,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남미 국가들을 다니며 좋은 생두를 찾아 나섰다. 생두를 고르는 그의 기준을 보면 커피에 대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세계 30~40개 국가에서 생두를 생산하는데 국가별로 생산시기가 다 다르죠. 이 시기를 전부 파악해 수확 후 가능한 짧은 시간 안에 국내에 들여올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짭니다. 최적의 상태로 생두를 수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죠." 습도가 높은 시기나 혹한기 등에는 수입을 피한다. 장마철 같은 경우 1주일만 지나도 품질이 떨어져 상품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여 사장의 설명이다. 이렇게 선별해서 국내에 들여 온 생두를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해 커피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2006년 문을 연 '연두'는 직접 생두를 수입해 볶는 로스터리 숍으로 금세 유명세를 탔고 여 사장의 이름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로스팅은 보석을 가공하는 작업과 같다고 말했다. "원두의 로스팅은 다이아몬드 커팅과도 같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어떻게 커팅하느냐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지듯이 커피도 로스팅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여 사장의 커피 맛이 알려지면서 커피를 배우고 싶다거나, 매장을 내고 싶다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시작한 것이 커피공동체를 표방하는 '커피와 사람들'이다. 현재 분당을 비롯해 10여 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연두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개인의 점포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라는 취지를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커피공동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질 좋은 생두를 공급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정보를 교류하면서 점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독립 점포나 브랜드 커피전문점 등에서도 생두 및 원두를 구매하고 싶다는 주문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여 사장이 유통하는 생두와 직접 로스팅한 원두의 질이 그만큼 좋기로 품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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