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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추석 다음날인 다음달 1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그간 국내 사업에 매진하느라 직접 찾아보지 못했던 미국 법인을 둘러보고 해외사업 전략을 다듬기 위해 4일간의 짧은 출장을 마련했다.
출발일을 추석 다음날로 잡은 것은 명절에는 며느리와 엄마로 가족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양 대표는 "남자들은 명절 때 가족과 함께 시간만 내면 된다지만 우리 집 여자들은 음식준비를 나눠서 한다"며 "지난 주말에 장도 다 봐놨다"며 미소를 지었다.
26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평소 가정과 회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중견ㆍ중소기업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마음이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일부는 명절도 잊은 채 해외출장에 나서거나 회사에 출근해 밀린 업무를 볼 예정이다. 다른 여성기업인들은 며느리이자 어머니로 돌아가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게 됐다. 반면 소수지만 모처럼 맞은 연휴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겠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은 여성CEO들도 눈에 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전수혜 오리엔트마린 회장은 올 추석도 공식 일정을 소화하느라 가족들과 보내지 못하게 됐다. 오는 26일 5일간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여성경제인협회(FCEM) 총회에 참석한 뒤 연휴가 끝나는 내달 1일에나 한국 땅을 밟는다.
전 회장은 "매년 이맘때 FCEM 총회가 회원국을 순회하면서 개최된다"며 "현재 FCEM 아시아지역 부회장직을 맡고 있고 이 회의가 세계여성경제인이 비즈니스 경험을 교류하는 자리인 만큼 한국여성경제인을 대표해 반드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머무르는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명절을 앞두고 지난 일요일인 23일 미국에서 돌아왔다. 회사는 5일 연휴를 갖지만 밀린 일들을 이 기간에 처리할 생각이다. 한 대표는 "평소에도 남은 업무를 주말에 해왔는데 연휴 때도 회사에 출근해야 할 것 같다"며 "여자이다 보니 명절 준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모처럼 맞은 연휴에 힘든 일상을 떠나 충분한 휴식을 갖겠다는 CEO들도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김혜정 대표는 추석 연휴를 활용해 대학교 동창들과 청계산을 오르기로 했다. 잊고 지낸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로 한 것. 또 볕좋은 가을산의 공기와 경치를 즐기며 추석동안 무거워진 몸을 가볍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는 "CEO로서 엄마로서 매일을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동창들과 개인적인 시간을 나누기가 쉽지 않았다"며 연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평소 쉴새 없이 해외출장을 다녔던 김금자 롤팩 대표와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도 이번 연휴에 무리를 해서라도 쉴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