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우수상] 박학재

주거용 보다는 미술관·전시장 분위기 물씬

박학재의 외관은 치장을 자제한 단순함 속에서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면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집이라기 보다는 미술관·전시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학재(薄學齋)는 항상 수수하고 소박(蔬薄)하게 지내는 부부의 삶과 학습(學習)하는 공간이 중심이 되는 집이란 뜻이다.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대학교수 부부인 건축주의 개성과 삶의 특징을 잘 반영한 단독주택이다. 교수 부부가 의식주를 해결하는 삶의 공간이자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공간, 지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살롱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박학재의 외관이나 내부 구조가 주거용 건축물이라기 보다는 미술관이나 예술품 전시장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학재의 포인트는 지하 서고와 주택의 중앙에 위치한 정원. 특히 지하 서고는 장서가 많은 교수 부부답게 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박학재가 위치한 지역의 건폐율이 제한되어 있고 대지의 형상도 불규칙해 장서를 보관하는 서재를 지하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서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외부에서 지하 차고와 지하 서재로 들어가는 문을 정문과는 별도로 만들었다. 지하에서 정원, 1ㆍ2층으로 올라가는 길은 모두 계단으로 연결된다. 1층은 전통적인 의미의 단독주택처럼 거실과 식당, 주방이 위치한다. 특히 남쪽으로 개방된 풍광을 볼 수 있도록 계단을 마당 한 가운데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2층은 안방과 화장실, 드레스룸, 다락방 등이 있다. 안방이 위치한 2층은 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경사지붕과 천장 사이의 공간을 이용해 단열 및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택의 중앙에 위치한 정원은 경사가 진 지형의 특성을 이용해 각각 다른 크기를 가지고 주택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성했다. 박학재의 건축 재료는 건축주의 건축 의도에 맞춰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아카데믹한 특징을 지닌 재료가 선택됐다. 주택 외관도 꾸밈과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됐다. 안우성 온고당 대표는 "단독주택 설계는 건축주의 욕구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며"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건축물을 가장 독특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