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대결 실종…폭로·비방전 극심

16대 대통령 선거가 초반부터 비생산적인 정치싸움으로 일관하고있다.이에 따라 대선 후보들이 폭로와 비방보다는 국정을 올바로 이끌기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서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31년만에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정책대결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이념성향과 정책ㆍ공약이 모처럼 보수와 혁신으로 뚜렷이 대립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각각 '부패정치'와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모두 소위 '3김시대'를 극복,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한 만큼 흑색선전 등 구시대적 선거운동과 단절하고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컸던 점도 그 이유다. 그러나 대선 선거운동은 초반부터 후보 상호간 폭로ㆍ비방 등 네가티브 캠페인으로 치달아 과열ㆍ혼탁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 27일 후보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상대당과 후보에 대해 인신공격성 비방을 하고 색깔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폭로전 등으로 연일 대응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 'DJ양자', '기회주의자', '함량미달자', '급진세력', '낡은 정치의 화신', '부패정권 계승자'로 몰아부친데 이어 국정원 도청의혹 자료를 공개했다. 민주당도 이회창 후보를 '서민아픔 모르는 귀족', '지역주의 고착론자' 등으로 규정한 뒤 한나라당의 국정원 도청의혹 제기에 대해 '말기적 작태', '단말마적 발악'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고 '정형근 의원 고문의혹' 등을 내놓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과거 선거관행과 문화가 되풀이 되고 정책대결이 실종돼 과열ㆍ혼탁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은 이회창ㆍ노무현 후보가 오차범위내 지지율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김기현 대선유권자연대 사무처장은 "당초 이번 대선은 후보들간의 정책쟁점이 뚜렷한 차이를 보여 정책선거가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구태가 반복돼 실망스럽다"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후보들의 소모적인 네가티브 캠페인으로 국력을 낭비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처장은 "정책선거를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유권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이라며 "폭로ㆍ비방전이 계속될 경우 대선유권자연대가 깨끗한 선거를 위해 후보들의 선거비용 회계실사를 약속받은 것처럼 후보들로부터 공명정대한 선거운동을 다짐받겠다"고 강조했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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