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증시가 N자형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망 종목을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발걸음 역시 바빠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ㆍ음식료ㆍ레저ㆍ엔터주가 내년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 본 반면 화학ㆍ유통ㆍ건설 업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서울경제신문이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에 의뢰해 내년 업종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정보기술(IT)과 음식료, 레저ㆍ엔터주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IT업종은 내년에도 스마트폰ㆍ태블릿 PC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들의 고른 추천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수요는 올해보다 각각 20%,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올해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부품업체들의 고성장 스토리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도 모바일 기기에 적용되는 고해상도 기기 보급 확대로 수혜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분야도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본격 성장 추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5개의 증권사는 IT업종 최선호주로 모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꼽았다.
음식료주도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원화 강세가 음식료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에도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음식료 업종이 원가 절감효과를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신세계푸드와 KT&G를, 우리투자증권은 빙그레ㆍ 하이트진로ㆍCJ제일제당을 추천했다.
전문가들은 레저ㆍ 엔터주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국자와 입국자수는 1,430만명, 1,270만명으로 올해보다 각각 5,9%, 10.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여행ㆍ호텔ㆍ레저 업종의 실적도 자연스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K-팝 열풍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 업종도 고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음원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중국 콘서트 시장에 본격 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다소 견해가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품질 및 서비스 개선으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와의 격차가 감소될 것"이라며 "성장률 둔화에 따른 우려는 지속적인 신차 출시와 생산능력 확대로 해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엔화는 일본 정부의 정책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매크로 환경 여건이 크게 유리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에 민감한 화학업종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중국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으로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유가상승도 석유화학업체에 원가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통주에 대한 전망도 좋지 못했다.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경제성장률 저하로 임금 상승이 둔화되면서 소비 여력 감소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소비경기가 크게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홈쇼핑 산업은 종합유선방송자(SO) 수수료 증가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그나마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하이마트와 롯데쇼핑, 신규점 오픈으로 손익 개선이 기대되는 현대백화점 정도가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업종도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뚜렷한 수주 개선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수요보다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가가 하락해 조선 업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선업종의 가장 큰 문제는 과잉건조 능력"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수주잔고가 완전히 소진되는 국내 중소 조선소의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며 삼성중공업 같은 대형 조선소를 제외하고는 전망이 밝지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건설도 여전히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아파트 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30~54세 인구수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 지속될 전망이다.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는 "중동 지역의 플랜트 수주 경쟁 심화로 마진율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남미ㆍ 아프리카ㆍ 아시아 지역의 발전ㆍ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는 건설사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낮아… 채권, 내년에도 강세 지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