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 기상도

◎주택·토지 “맑음” 상가·콘도 “흐림”올 가을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이상현상이라 할 만큼 급상승한 아파트가격이 봄 이사철이 끝나자마자 큰 폭으로 내렸다. 오름폭이 컸던 만큼 내림세 기울기도 심해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금융시장 대란까지 전망하는 전문가도 나왔다. 아파트가격에 끼였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고 비수기철이 겹치면서 부동산시장은 일단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부동산시장은 어떤 양상을 띨 것인가. 단순 시장경제원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동산시장이다. 특히 정치·경제적 이슈가 많은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주택, 토지, 상가·오피스텔 등으로 나누어 전망해본다.<편집자주> ◎토지/수도권순환노 역세권 주변 재개발구역 준농림지 등 거래활기띨듯 하반기 토지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침체로 거래가 뜸하고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관광지 개발붐이 일고 있는 제주도, 폐광지역 개발이 확정된 강원도 영동지역의 토지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고 거래도 활발했다. 하반기에도 이처럼 개발붐을 타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3기 지하철 역세권지역과 서해안고속도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통과 주변의 땅값이 들먹거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 인터체인지 부근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울에서는 재개발지역 지분거래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 재개발지구나 도심과 가까운 대규모 재개발구역은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수도권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준농림지는 아직도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서울지역 준농림지는 각종 개발제한이 따르더라도 투자가치가 높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신도시 발표 이후 주변 땅 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도시 주변 나대지와 소규모 준농림지 값도 여전히 들먹거리고 있다. 전원주택지는 거래가 많지 않으나 파주, 고양, 남양주, 용인 등 서울과 가까운 지역 땅값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가/경기 장기침체할인점 공세속 중소상가 몰락/신설역 일대는 반짝인기 예상 지난 2∼3년 동안 침체의 골이 깊었던 상가 경기는 올 하반기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수요자들도 상가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그러나 상가도 지역과 종류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어 부도심 지하철 환승역세권이나 새로 형성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상가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반 중소규모 상가는 계속된 경기침체에다 공급과잉, 대형 할인점 유입 등으로 극심한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할인점 등 대형유통시설 위주로 상권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분당·일산 등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내 상가나 주상복합상가 등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곳에서는 대형 유통시설이 판매기능을 거의 흡수하고 있어 판매 위주의 상가보다는 생활편익업종이 나을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유동인구가 많고 새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지하철 5∼7호선 환승역세권 주변의 상가는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가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올 상반기 신도시나 서울에 분양된 상가의 분양률이 대부분 50%를 넘지 못했다』며 『새로 상권이 형성되며 관심을 끄는 곳도 있으나 불황의 벽을 넘기는 만만치 않다』며 상가에 투자할 때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주택/분양가 자율화 가을 이사철 연말대선 등 호재많아 오름세 지속 주택시장은 봄이사철이 끝나고 거품이 상당부분 걷히면서 일단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여름 비수기철을 맞아 주택시장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떨어지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 비수기철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상 폭등현상을 보였던 집값은 일단 거품이 빠지고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1년 이후 단기간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거품이 빠지는 속도도 빠른데다 폭도 커 폭락설로까지 이어졌다. 전세값은 상승폭이 더욱 커 매년 10% 이상 올랐고 수도권은 20% 이상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다가 올 여름철에 들어서 오름세가 둔화됐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운데다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워낙 큰 폭으로 상승해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하반기주택시장은 거래가 늘고 가격이 크게 오르는 활성화는 예상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느 정도 침체에서 벗어나 실수요지 위주의 거래가 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큰 폭의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을 이사철에 또다시 아파트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수도권의 경우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 주택보급률이 70% 미만이고 전세가격이 집값의 60∼70%에 달해 가격 상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자율화 확대실시,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오름세 심리 등 시장 전반에 걸쳐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어 소폭이나마 오름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분양가자율화는 실제로 미분양이 많은 지방과 작은 규모의 아파트에 실시해 직접적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수요자들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감은 다르다. 또 정부가 돈안드는 선거를 천명했지만 선거로 인한 각종 개발공약이 쏟아져 나오면 부동산가격 오름 심리가 퍼지기 시작하고 시장 전반에 걸쳐 상승분위기를 탈 수 있다. 가을이사철은 여름휴가가 끝나는 8월중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대개 가을 이사철 상승폭은 봄 이사철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역시 서울과 신도시 아파트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집을 마련코자 하는 수요자는 가능한 빨리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반기 수도권에 쏟아지는 신규아파트가 10만가구 이상이지만 대부분 입주시기까지는 2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점과 주택보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도권에서는 아직도 아파트가격의 상승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랜드 김태호 사장은 『아파트가격 폭락 주장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가을 이사철을 맞아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다소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오피스텔/지난해 건립붐 올 분양쏟아져 주거기능 만족/지역·특성따라 등락 엇갈려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상품은 오피스텔이었다. 마땅한 투자상품을 찾지 못한 자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부동산경기 회복조짐으로까지 비춰졌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았음에도 불구, 최근 분당과 서울 일부 지역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분양초기 공급이 끝났다. 분당에 공급된 대형 오피스텔 「시그마Ⅱ」와 「오디세이」는 사상 최대규모의 공급과잉이라는 우려까지 불러일으켰지만 한달만에 90%를 넘는 놀라운 분양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전체 오피스텔 시장의 활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피스텔의 입지나 특성에 따라 분양률이 큰 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주거기능을 강화한 신도시 지역 오피스텔이나 복층형 설계, 분양가 대폭 인하, 높은 전용률 등을 적용한 특성있는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입지여건이나 건물특성이 눈에 띄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이같은 현상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이 아니라 지역이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다는 얘기다. 공급과잉은 오피스텔 시장의 복병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반부터 오피스텔이 도심형 투자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오피스텔 건립물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하반기 분양될 오피스텔도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신중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시설이나 평형을 갖추었는지 살펴야 한다. 다른 부동산보다 비교적 빠른 시점에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오피스텔의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에 분양가 대비 임대가가 높은 지역을 선택해야한다. 신영건업 정춘보사장은 『공급과잉과 경기가 장기침체되는데 따른 위험도 있지만 차별화된 오피스텔은 도심형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당분간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도/기업 너도나도 레저사업 진출/공급과잉에 기아사태 겹쳐 내년께나 회복 콘도 등 레저관련 부동산은 경기나 사회분위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이다. 물질·정신적 여유가 있을 때 찾는 상품인 만큼 올하반기 콘도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조금씩 회복조짐을 나타내던 경기가 기아사태로 다시 가라앉으며 불투명해졌다. 적어도 올해 안에 이같은 상황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성수기인 5∼6월의 콘도 회원권 분양률이 지난해의 20∼30% 수준에 머물러 업계의 극심한 어려움을 보여줬다. 콘도시장은 산업전반의 경기상승이 이뤄진 다음 활기를 띠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는 일러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콘도시장이 다시 기력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도시장에 드리운 또하나의 그림자는 공급과잉이다. 지금 상황이 공급과잉이라는데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콘도전문업체는 물론, 웬만한 중견기업은 모두 콘도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당분간 공급과잉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대기업의 콘도시장 진출은 레저산업이 미래 유망산업이라는 점에서 대세로 볼 수 있다. 호텔이나 놀이시설과는 달리 공사초기 회원권을 분양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고 건립 후 부동산 가치상승의 열매를 함께 딸 수 있다는 이점도 기업들의 콘도시장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회원권 분양이 매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앞으로 콘도 수요자들은 스키장, 골프장, 워터파크 등 다양한 레저시설을 함께 갖춘 복합리조트형 콘도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단순 숙박기능만 갖고 있는 콘도는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유찬희·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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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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