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침체 장기화 조짐

FRB "소매판매.제조업활동 갈수록 위축"미국 경제침체가 장기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를 버티게 했던 소비자들의 강한 구매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기업들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 2차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징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4월과 5월의 경제활동이 이전보다 약간 후퇴했으며 소매판매ㆍ제조업 활동ㆍ관광 수입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서 제조업 활동이 약화되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베이지북이라고 불리는 이 보고서는 오는 27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자료로 상정되는데 FRB는 이날 0.25% 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뉴욕 월가에서 관측되고 있다.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은 이날 상원청문회에 참석, "경제가 하강국면에 있으며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1%로 지난 4월의 1.4%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서 대량의 해고자가 쏟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구매력은 GDP 산정에서 3분의2를 차지하는 중요한 분야이므로 5월 소매판매 위축은 2분기GDP가 나쁘게 나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존 테일러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는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의 1.3% 수준이거나 이보다 약간 낮게 나올 것"이라며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앤드루 크로켓 이사는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한. 미국 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할 우려도 있다"며 "미국 경제가 'V자형'보다는 축 늘어진 'U자형' 회복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2차 인력 감축 바람 많은 미국 기업들은 경기침체가 시작된 지난해 말과 올 초에 대량으로 직원들을 잘라냈지만 경기가 조만간 회복할 뚜렷한 조짐이 나타나지 않자 또다시 인원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 2차 해고의 바람이 불고 있는 분야는 주로 치명적인 불경기를 맞고 있는 정보통신(IT) 산업이며 2차 감원은 1차보다 규모가 큰 것이 일반적이다. 델 컴퓨터는 지난 2월에 1,700명을 해고한데 이어 3,000~4,000명을 또 감원할 계획이고 온라인 증권회사인 CSFB디렉트는 연초에 150명의 일자리를 줄인데 이어 180명을 추가로 자를 예정이다. 전화회사 버라이전은 연초에 6,000명을 해고했지만 기업 수익률이 낳아지지 않자 추가 인원감축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 2월 1,200명을 회사 밖으로 내보냈던 컴퓨터 네트워크 제조회사 쓰리콤은 3,000명을 추가로 감원할 방침이다. 컨설팅 업체인 프리이스워터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14개 업체 중 49개가 지난 18개월 이내에 대량 해고를 단행했고 이중 절반이 18개월 내에 2차 감원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미국 기업들이 2차 감원을 단행하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익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차 해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연초에 기업들이 경기침체가 짧게 지나갈 것으로 판단, 작은 규모로 인력을 감축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1차 때 해야 했던 감원량에다 추가 감원 필요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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