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켐텍이 OCI의 포항ㆍ광양공장 인수를 계획했었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KRX)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0KRX엑스포’에서 포스코켐텍의 OCI공장 인수설이 화제가 됐다. 포스코켐텍과 IR면담을 진행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포스코 켐텍의 OCI 공장 인수설’에 대한 진위를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OCI 공장 인수를 검토하지도 않았고, 인수도 안한다”고 일축했다. OCI측도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며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소문의 내용은 탄소재 양산을 신사업으로 추진중인 포스코켐텍은 탄소재의 원재료인 피치(pitch)를 제조하기 위해 콜타르 처리설비가 필요했고, 이에 콜타르 처리시설을 갖춘 OCI의 포항ㆍ광양공장 인수를 제의했다는 것. 하지만 OCI는 단호히 거절했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소문은 모 투자자문사에서 흘러나와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실현가능성이 없다며 말 그대로 소문으로 치부하는 분위기지만, 다른 한편에서는‘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포스코켐텍의 적극적인 구애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켐텍이 미래성장 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리튬 2차전지용 흑연 음극재와 전극봉, 수퍼캐퍼시터용 음극재 등 탄소재 사업은 콜타르에서 얻어지는 피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하면서 만들어 진다. 콜타르는 제철공정 부산물 형태의 하나다.
콜타르 처리 설비가 없는 포스코켐텍으로서는 OCI의 콜타르 처리공장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콜타르는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처리설비는 포스코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게 지리적인 장점이다.
OCI공장은 포스코와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콜타르 등 원료공급이 원활한 것도 장점이다. 포스코켐텍 입장에서는 인근의 OCI 공장을 인수하면, 공장부지 확보 문제나 설비비용 부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충분히 검토대상이 됐을 수도 있다.
OCI 공장을 콜타르 및 조경유 1차 가공업체로 활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고부가가치의 탄소소재 사업을 추진중인 포스코켐텍으로서는 장기적으로 수직계열화로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이상, 공장인수가 대안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소문은 들었지만, 내부적으로 전혀 검토하지 않았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OCI공장 인수와 관련) 양사 고위층간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실무적으로는 전혀 검토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OCI측은 더욱 강하게 부인했다. OCI 관계자는 “소문은 금시초문이며,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소문의 양 당사자가 극구 부인하고 있는 데다, 이미 포스코켐텍이 2013년을 목표로 피치제조 공장건설에 착수했기 때문에 소문의 진위여부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올해 포스코와 OCI간의 콜타르 장기공급 계약이 만료되고, 대신 포스코켐텍이 포스코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OCI는 새로운 콜타르 공급업체를 찾아나서야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현대제철이나 중국 업체가 콜타르 공급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경우 OCI가 원가경쟁력 등에 어느 정도 손해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는 포스코켐텍과 OCI가 처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상황이 개입돼 소문이 증폭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