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제된 美기업들 공화당에 헌금"

미국 금융위기 때 막대한 공적자금을 받은 제너럴모터스(GM)와 씨티그룹 등 일부 기업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한 공화당의 후보들에게 정치헌금을 몰아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정부로부터 각각 10억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받은 기업들 가운데 23곳이 지난 9월에만 총 140만달러를 중간선거 출마자들에게 지원했으며 이 자금의 대부분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M이 최근 미첼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5,000달러의 선거자금을 제공한 것은 의아함마저 낳고 있다. GM이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주도의 부실자산프로그램(TARP) 덕분에 살아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행위는 뒷통수를 친 격이다. 더구나 맥코넬 대표는 당시 GM과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체에 대한 구제금융 계획에 크게 반대한 인물이다. 미 재계가 이처럼 공화당 줄서기에 나선 것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전망이 높아지자 정치지형의 변화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WP는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며 상원의 경우 가능성이 반반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금융개혁법을 통과시키는 등 반(反)기업적 행보를 보이며 재계와 대립해온 점도 재계의 등돌리기의 중요한 이유로 지목된다. 미국 은행들을 대표하는 파이낸셜 서비스 라운드테이블의 스코트 탈보트 로비스트는 “오바마는 월가 사람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불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GM과 씨티그룹 등에 대해서는 도덕성 논란도 일고 있다. 국민세금인 구제금융 자금을 아직 완전히 갚지 못한 상황에서 정치인 지원에 나선 모습이 곱게 보일리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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