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0월 7일] DMZ를 소통·평화의 상징으로

한민족의 단절ㆍ고통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가 '환갑'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덕분에 DMZ의 독특한 자연생태와 역사ㆍ문화 관광자원은 인류가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보고로 남아 있다. 이제 막힌 공간을 소통시키고 '비무장지대'라는 본래의 뜻에 맞게 생명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 한반도의 기능적ㆍ공간적 중심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무다. 남북 강원도 교류협력 성공적 강원도가 지난해 8월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 'DMZ관광청'을 설립한 것도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 우선 이곳의 생태와 유적지ㆍ기록 등에 대한 조사연구를 집대성하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둘러보며 평화와 공존에 대해 생각해보는 장으로 만들어나갈 생각이다. 이곳은 희귀 동식물 146종과 멸종위기 야생물 67종 등 2,716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드문 '생태계의 보고'이자 국가지정ㆍ지방등록 문화재 47점, 관광유적지 221개소를 품고 있는 문화유적이다. 또 철새도래지, 대암산 용늪 등을 포괄해 유네스코에 '문화ㆍ생태가 함께하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먼저 강원도가 이런 장기적인 계획들이 가능할 것이라 확신하는 이유는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한 남북 강원도 교류협력의 성공적 진행에 근거하고 있다. 오랜 기간 단절돼왔던 양측의 공동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 공동의 이익과 신뢰, 실질적 협력, 공개 투명 등의 몇 가지 원칙이 필요했고 이러한 원칙으로 시작된 남북 강원도의 교류협력은 몇 번의 위기상황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한 번도 단절된 적이 없었다. 이렇게 공고화된 기반 위에서 고성군 현내면에 'DMZ 박물관'을, 인제군 서화면에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을 건립하는 등 일련의 관련사업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철원은 물류교류 모델, 화천ㆍ양구ㆍ인제는 평화와 생명의 교류 모델, 고성은 관광교류 모델로 개발하는 지역별 특화사업들도 병행하고 있다. 철원의 평화산업단지는 개성과는 반대로 북한의 노동자가 철원으로 내려와 근무하는 형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DMZ의 자원을 보전하고 활용하는 사업들, 예를 들면 남북연결 교통망 복원 및 물류환적기지 설치까지 포함하는 한민족 평화지대 구축이나 평화의댐ㆍ금강산댐 간 수자원 공동 이용, 동해안 연안 해양협력, 남북공동 태양에너지 단지 조성, 궁예도성 발굴ㆍ복원 및 평강평원 개발 등 자원의 남북 공동 이용ㆍ관리를 골자로 하는 'DMZ의 평화적 이용관리를 위한 전략구상'을 입안해 추진하고 있다. 세계명소로 부각 가능성도 충분 제행무상(諸行無常),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해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세계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바람이 DMZ에 모였으면 한다. 남북한에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큰 틀의 계획들이 합의돼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DMZ는 새로운 세계적 명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앞으로 강원도는 설악~DMZ~금강을 연결하는 '한반도 평화공원' 등 관련자원을 창조적으로 결합해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지혜가 모아져 DMZ가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소통과 협력, 평화와 공존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는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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