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유사시 대비 현금확보 총력

정부정책과 자금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경영계획을 최소단위로 편성하는 등 초단기화 전략수립에 부심하고 있다.결재라인을 가급적 줄이는 등 의사결정시스템도 속전속결로 바꿔 나가고 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핵심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초단기화현상은 부동산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최근들어 아파트ㆍ주상복합ㆍ오피스텔에서는 주식시장 못지 않은 '초단타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결제라인 가급적 줄여 의사결정 속전속결 ◆ 대기업 미국 테러사태이후 경영환경이 불확실해 지자 최대한 현금을 확보, 꼭 필요한 곳에만 투자하는 단기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년 또는 반기 단위로 계획ㆍ조정해 왔던 투자 규모 및 집행을 분기별로 탄력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테러사태 이후에는 현금 확보에 주력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단기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미 테러사태이후 유동성 잔고를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규모로 늘렸으나, 올해 7조3,000억원으로 예정된 투자 규모를 4조4,000억원으로 대폭 줄인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현금 확보를 무기로 '버티기' 작전에 들어간 상황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 5% 후반 정도인 회사채 조달 비용보다 더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마땅치 않아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내부 유동성을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유동성ㆍ수출ㆍ이익ㆍ영업 등 경영 계획을 기존의 연간 단위에서 월 단위로 관리하는 체제로 바꿨다. 투자도 올초 1조7,200억원으로 설정했지만 현재까지 1조4,000억정도를 집행했다. 내년에는 이익 범위 및 현금 흐름 범위내에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결제라인 축소를 통해 의사결정을 곧바로 하는 것도 최근 달라진 변화가운데 하나다.기존 직원- 팀장-담당중역-본부장-사장으로 이어지는 결제라인을 담당중역이나 본부장선에서 끝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그동안 큰 사안이 아니더라도 사장까지 결제를 받은 후 집행했으나 최근에는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거나 다른 업체와의 제휴 등을 포함한 중요 사안을 제외하고는 본부장선에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비교적 자금 풍부 핵심사업에 역량집중 ◆ 정보통신업계 테러사태 이후 기업의 외적 환경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한 한국통신을 비롯한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정보통신업체는 투자규모를 줄이거나 유동성 잔고를 늘리는 등의 위기관리 대책은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총 투자규모가 3조5,000억원에 이르는 한통의 경우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투자조정위원회에서 투자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등 핵심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LG텔레콤도 투자여부를 판단하는 LAM(투자심의회)를 구성, 불요불급한 투자는 가급적 억제하는 한편 비용절감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텔레콤도 불필요한 경비 사용을 자제하는 한편 테러사태와 관련 안전관리 차원에서 주요 사업처인 일본과 중국,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의 출장은 가급적 자제하는 동시에 테러에 대비해 사옥출입시 출입증 패용을 반드시 하도록 하는 등의 '임직원행동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80%가 단기차익 노려… 물량손바뀜 활발 ◆ 부동산업계 강남 등 인기지역 주상복합에는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 없이 수천억원의 부동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인기지역 아파트 분양권의 경우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이 계약과 동시에 주인이 바뀌는데다 이중 대부분이 사실상 계약이 이전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18일 계약을 마친 경기 용인시 죽전지구 건영캐스빌의 경우 이미 전체 1,254가구의 40%에 달하는 500여가구의 분양권이 전매됐다. 또 같은 지구내 신영ㆍ한라 프로방스 역시 분양권 전매율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채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대기 매물까지 합치면 전체의 70~80%가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초단타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은 계약직후 곧바로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기 때문. 계약전에 팔아버리면 목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몇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부 산업부 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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