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의 무역구제조치 조사 건수는 총 334건을 기록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했던 2000년대 초반에 근접한 수준이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속됐던 데다 정보기술(IT) 버블붕괴까지 겹쳤던 2000년, 2001년, 2002년 전세계 무역구제조치 조사 건수는 각각 339, 411, 354건이었다.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조사나 조치가 개시된 무역구제조치는 총 44건으로 중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덤핑 등의 조사를 제기한 국가는 대부분 개발도상국(15건)이었으며, 가장 무역구제조치 조사를 많이 받은 품목은 비금속(10건)과 플라스틱·고무(3건) 제품이었다.
이에 대해 국제무역연구원은 선진국의 수입규제가 강화된 탓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개도국이 신청한 무역구제조치 조사 건수는 전년보다 28건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선진국에 의한 조사 개시는 전년보다 50건 늘어난 121건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침체돼 있는 철강 산업에서 수입 규제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혜선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수출에 적신호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유관기관의 대응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