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스타 크래프트 인기비결

위, 촉, 오 세 나라의 3파전이 변화무쌍하게 전개될 뿐더러 각 나라들은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장수들을 갖추고 있고, 온갖 지략과 술수로 상대를 공략한다. 한국인의 무의식속에 삼국지는 가장 흥미로운 전쟁 이야기로 남아 있다.스타 크래프트의 인기는 이 게임의 구조가 삼국지와 닮았다는 점에 있다. 스타 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세 종족, 즉 테란(추방된 지구인), 저그(외계인), 프로토스(외계인)의 대결로 구성된다. 테란이 먼 우주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이곳에 저그와 프로토스가 침입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 종족의 대결이라는 구조는 기존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의 약점이었던 「두 진영의 대결」이라는 단조로움을 탈피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용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혀주었고, 4:4까지 게임이 가능한 스타 크래프트에서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게 됐다. 특히 세 종족의 서로 물고 물리는 천적 관계는 게임의 흥미를 붇돋았다. 스타 크래프트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이 게임의 재미로 「화려한 그래픽과 소리, 다양한 병기와 무기가 주는 흥미, 꽉 짜인 스토리」를 든다. 확실히 스타 크래프트의 동영상과 음향은 화려하다. 병사들은 서로 부딪히면 돌아가고, 탱크가 언덕을 오르면 속도가 떨어진다. 괴물들의 거친 울부짖음과 병사들의 훈련된 구호 소리는 게임에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외계인의 등장은 생각지도 못한 무기들을 선보였다. 보이지 않는 병사, 두 외계인의 육체적 결합, 땅 속을 지나가는 괴물 등등. 게임의 끝에는 우주의 거대한 정신이 등장하는 등 상상력이 활짝 나래를 펴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수많은 젊은이들의 밤을 빼앗은 스타 크래프트의 진정한 묘미는 이 게임이 컴퓨터와 하는 게임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하는 게임이라는데 있다. 컴퓨터 게임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을 가져왔다면, 스타 크래프트는 그 단절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다시 이어놓았다. 6개월이면 끝이라는 게임계의 불문률을 깨뜨린 스타 크래프트의 인기는 바로 컴퓨터에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점에 있다. 기존 컴퓨터 게임이 「전지전능한」 컴퓨터와의 대결이었다면 스타 크래프트는 「나와 똑같은」 다른 사람과의 대결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컴퓨터가 마지막에 가서는 얼마나 바보같은지 컴퓨터 게임을 해본 사람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사람일 경우는 그렇지 않다. 상대방은 끊임없이 다른 수를 개발해 내고, 이에 맞서기 위해 역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한다. 어제 통했던 수는 오늘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타 크래프트는 「공부하는 게임」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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