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삼엄한 경계와 더불어 극진한 영접을 준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나가 직접 영접을 하고 백악관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예포가 울리는 등 극소수의 세계적 지도자들만이 받는 각별한 의전과 예우를 준비 중이다.
교황은 오는 27일까지 5박6일 간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 워싱턴D.C. 시내 퍼레이드, 성 매튜성당 기도,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미사 집전(이상 23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대중과의 만남, 성패트릭 성당 방문(이상 24일),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 방문,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이상 25일),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사울 대성당 미사 집전(26일),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27일) 등이 예정돼 있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160여 개국 정상 또는 대표가 모이는 유엔총회 연설 역시 미 의회 연설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교황은 기후변화와 소득불평등, 이민자 문제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 진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미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공화, 민주 양당이 첨예한 대치전선을 형성한 이들 문제가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한 터라 교황의 메시지는 자칫 예상치 못한 논란을 야기하면서 미 대선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CNN 방송은 공화당 의원들은 교황이 각종 이슈에 대한 진보적 관점은 교황청에 남겨두고 이번 미 의회 연설에는 언급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인호프(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교황이 아주 민감하고 극좌 성향의 이슈에 관여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