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숨겨져 있을 지 모르는 부채가 무서워 상속을 아예 받지않겠다고 상속 포기를 신청하거나 부모 등 피상속인의 금융거래를 먼저 꼼꼼히 따져보고 상속을 결정하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최근 2년 6개월 사이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의 규모가 116조원이상 급증해 부모 등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모르는 빚을 지고 있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일 은행연합회와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법원에 접수된 상속포기 신청건수는 모두 4천83건으로 지난 2001년 2천619건, 2002년 3천396건 등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접수한 상속포기 신청건수도 3천286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을 통해 은행,증권,보험 등 관련 협회에 숨진 부모 등 피상속인의 금융거래에 대한 조회를 신청한 건수는 작년 9천924건으로 지난 2002년 6천602건에 비해 50.3%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신청한 상속관련 금융거래 조회 건수도 8천850건으로 작년전체 신청건수를 넘어섰고 특히 올해 전체 신청건수는 1만3천건 내외로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부모나 남편 등의 사망으로 재산을 상속받게되지만 상속 재산은 적은데 이미 알려진 채무가 상속 재산을 넘거나 혹시 숨겨진 채무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아예 상속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의 규모가 지난 2001년말 341조6천732억원, 2002년말 439조598억원, 2003년말 447조5천675억원, 2004년 6월말 현재458조166억원으로 최근 2년6개월 사이 무려 116조원 이상 급증한 것도 상속포기와금융거래 조회 급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자신도 모르게 상속인이 돼 부채를 떠안게 되는 경우가 과거에는 종종 있었지만 법이 개정돼 지금은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 상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센터나 지방지원에 금융거래 조회를 신청하면 전 금융기관의 금융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